정두언, '이명박 정부 실패' 선언...참회록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6-09-12 11: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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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대중 우습게 여긴 오만과 독선의 산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이명박(MB) 정권의 개국공신인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이명박 정부는 한마디로 실패했다. 그러므로 나 역시 참회해야 할 사람이 분명하다”고 참회록을 냈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종편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 중인 정 전 의원은 13쪽 짜리 소책자를 통해 ‘친이직계’로서 지켜본 'MB정권 탄생과 소멸 과정', 특히 MB정권의 실패를 인정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그는 MB가 중도실용을 내세워 당선됐으나 집권 뒤엔 ‘꼴통 신자유주의’로 복귀했다며 “530만 표 차이의 승리를 가능하게 한 서민대중을 우습게 여긴 오만과 독선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했다.

    MB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해서도 “오죽하면 내부에서 국정운영을 ‘패밀리 비지니스’처럼 한다는 냉소까지 나왔겠느냐”며 “기업가 출신인 만큼 권력의 공공성에 유난히 취약해 권력을 마치 축재하듯이 벌어들인 사유재산으로 여긴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권력은 공공재인데 우리 지도자들은 권력을 사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일단 잡으면 위임 받은 게 아니라 자기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대선자금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모든 정권의 집권 과정에서 잉태되는 문제의 핵심은 대선자금"이라며 "규모는 줄어들어왔지만 늘 적법의 범위를 초과할 수밖에 없어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유로 친인척이 대선자금을 관리하게 되고 집권하면 ‘견제 받지 않는 실세 권력’이 된다”고 지적, MB정권 내내 ‘상왕’으로 군림했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연상시켰다.

    단적으로 그는 “구질구질하게 얘기할 것 없이 이명박 정부는 한마디로 실패했고 그러므로 나도 실패한 것”이라며 “(정권 내내) 온갖 불이익을 감수하고 끝까지 비판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내 책임이 면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소위 ‘55인 반란 사건’을 주동했으나 (18대 총선에서 이 전 부의장과 이재오 전 의원의) 동반 불출마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건 결국 나의 용기 부족이었다”면서 “이후에도 권력투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여권 내 갈등만 야기시킨 건 결국 공적인 일을 도모하면서 사사로운 경멸과 증오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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