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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심' 포스터 |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당시 15살 최씨는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 7분께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가 택시기사 유모(당시 42) 씨와 시비 끝에 유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이 확정된 후 2010년 출소했다. 이는 모두를 이롭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의 허술한 약점을 파고들어 나태한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몰아넣은 사건으로 최 씨는 무려 10년의 복역기간을 모두 채우고 무고를 입증하기까지 16년이 걸렸다.
'재심'이 '그것이 알고싶다'와 같이 고발성 성격을 띤다고 단정 지을수 있지만 '재심'은 사건을 다룸과 동시에 인물 개개인의 심리상태, 서로의 만남을 통한 발전을 그리며 묵직한 여운과 휴머니즘을 이끌어낸다. 결국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건과 이야기를 인간 내면을 통찰해 일상 속에서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김태윤 감독은 기획의도로 "단지 문제작으로 비춰지기보다 관객들이 몰입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구성과 스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감독의 의도를 표현해내기 위해 배우들의 연기력은 필수요소였다. 정우, 강하늘, 김해숙, 이동휘, 이경영, 한재영의 열연은 이를 완벽히 해결했다.
특히 정우와 강하늘의 투톱 조화는 그들이 보여준 현실 속 우정처럼 완벽한 '케미'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몰입도를 높여준다.
강하늘은 극중 10년을 살인자로 살아온 청년 현우 역을 맡아 119분간 줄곧 호소와 악에 받친 격분을 쏟아내며 전작 '동주'에서 보인 윤동주 시인의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현우를 만난 후 불타오른 정의감으로 변론에 나선 이준영 변호사를 연기한 정우는 특유의 안정적인 호흡을 보이며 생활밀착형 연기를 펼친다. 특히 세속적 접근으로 현우를 대한 초반부터 그에게 동정심을 품은 후 뜨거운 정의를 호소하는 사람 냄새나는 변호사로 성장하는 태도 변화까지 폭넓게 소화해낸다.
'국민 엄마' 김해숙은 억울하게 아들 현우와 10년간 생이별 했던 엄마 순임 역을 맡았다. 서해에서 갯벌일을 하는 시각장애인으로 분한 김해숙은 억척스러우면서도 강인한 면모와 더불어 가슴 사무치는 모성애를 통해 감동을 전한다.
한재영은 경찰 백철기 역을 맡아 '신스틸러'의 면모를 뽐냈다. 그는 폭력으로 현우에게 증거 없는 자백을 유도해 목격자를 살인자로 둔갑, 10년 감옥살이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의 '메소드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와 혼동할 만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이번 '재심'은 김태윤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그의 전작 '잔혹한 출근'(2006), '또 하나의 약속'(2013)에서도 전해졌듯, 다시 한 번 암울한 사회 현실과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한편 김태윤 감독의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톤을 고루 넘나들며 진심을 전달할 '재심'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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