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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오퍼스픽쳐스) |
지난 5일 개봉한 '어느날'은 아내 사망 후 삶의 희망을 일고 살아가던 보험회사 과장 강수(김남길)가 교통사고 후 영혼이 된 여인 미소(천우희)와 만나며 벌어지는 얘기를 담은 영화다.
이 영화는 판타지 장르의 설정을 빌려 오랜 투병과 존엄사, 시각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 등 현실적 고민을 감성적인 터치로 만들었다.
강수는 오랫동안 투병한 아내의 곁을 지켜왔지만 결국은 떠나보낸 인물이다. 사람이 병을 앓고 정신이 황폐해지면서 주변 환경이 180도 바뀌고 곁을 지키는 사람도 함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주인공 미소는 시각장애인으로, 뺑소니를 당해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다. 미소가 정신이 들면 미소의 영혼을 사라지고, 잠이 들 때만 강수의 눈앞에 나타난다. 사람과 영혼의 형태로 만난 두 사람은 아무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각자의 아픔 또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로 보듬는다.
이 영화는 현실 속에서 똑바로 쳐다보기 힘든 문제를 사랑스러운 여자주인공 미소를 통해 조금은 즐겁게 직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윤기 감독은 삶과 죽음 앞에서 영화를 통해 옳고 그름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그저 화두를 던졌고 선택과 판단은 관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놔뒀다. 관객들은 강수와 미소에게 투영할 수도 있고, 그 주변인물들에게 자신을 대입을 해나가며 자유로운 생각들을 펼칠 수 있다. 이를 통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처럼 '어느날'은 단순한 감성자극이 아닌 그 이상의 여운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한편 '어느날'은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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