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권력의 속성과 선거의 가치 역설

    영화 / 서문영 / 2017-04-22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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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특별시민'스틸컷)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은 대선을 앞두고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선거의 가치를 역설한다.

    '특별시민'은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 분)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 이야기다.

    이 작품은 선거 과정을 전면에 다루고 있어 소재적 특수성을 가진다. 기존에 정치를 이야기한 여타 작품에서 정치 깡패와 그들을 둘러싼 야합이라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선거 현장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특별시민'은 선거 후보들의 유세와 시장 방문 등 선거철의 진풍경을 속속들이 담아낸다. 이작품은 일견 공익적이고 발랄해보이기만 하는 선거 현장 속 후보들의 접전과 전략, 각종 쇼맨십, 권모술수 등을 가차 없이 발가벗긴다.

    이 작품은 소재 면에서 선거를 환기하면서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통해 대중들에게 경각심을 안겨준다. '특별시민'은 다가오는 대선에 소중한 한 표를 던지자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

    그러나 이 작품의 메시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특별시민'은 입체적 캐릭터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전개로 현실감을 극대화하며 개탄할 만한 실상을 폭로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 변종구(최민식), 심혁수(곽도원), 정제이(문소리), 양진주(라미란), 박경(심은경) 등이 이중성을 보인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선거에서 이기고자 한다. 이 과정인 선거에서 그들은 흑백선전과 선거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성과를 내기위해 그들은 초심을 잃었다. 극중 노련한 정치인인 변종구, 심혁수, 양진주가 그 대표주자다.

    특히 심혁수가 "색은 섞으면 어차피 다 검은색이야"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그러한 면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검정은 모든 색을 흡수한 빛깔이다. 대중 앞에서 카멜레온처럼 색을 바꾸는 그의 본질은 검정인 것이다. 권력을 얻기 위해 그는 어떤 색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그를 보면 인간의 감정과 이성이 집약된 신념과 사상이 얼마나 나약하고 흔들리기 쉬운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선거판의 젊은 피인 박경은 처음 선거를 경험하면서 이 같은 혼란을 느낀다. 변종구 시장을 응원하고 더 밝은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는 그는 선거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다.

    현실은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아수라장이다. 하루하루 가치의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특별시민'은 밀착해서 보여주며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지니는 참 가치를 일깨운다. 이 영화가 4월 극장가에 최고의 화제작을 예고하는 이유다. 26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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