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과실여부 수사
관련 서류 · 컴퓨터등 확보

▲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15일 오후 제천소방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한 물품들을 차량에 싣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이진원 기자]충북지방경찰청이 15일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지역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소방당국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께 수사관 24명을 보내 충북도 소방본부와 소방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경찰은 119상황실 등에서 화재 현장 대응과 관련한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상황실과 현장대응팀 간 무전 교신자료, 상황실과 신고자 간 휴대폰 음성파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입수한 제천 화재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복사본 등을 분석해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12일 최초 출동한 제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6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한 바 있으며, 조만간 초동 현장 지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제천소방서장 등 지휘관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미 소방합동조사단이 당시 초기대응과정에서 현장 지휘관들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도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소방 초기 대응에서 대응이 부실했는지, 또한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를 들여보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진행과 관련해 “압수물을 분석한 뒤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화재 발생 원인과 인명 구조 초기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 촉구서를 제출했다.

유가족 대책위는 ▲소방당국의 상황 전파 ▲2층 진입 지연 이유 ▲초기대응 적절성 여부 ▲LPG탱크 폭발 가능성 ▲무선 불통 이유 등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소방합동조사단은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지시를 내렸어야 할 현장 지휘관들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제천 화재 진화 과정상 과실이 있었는지를 규명해 사법 처리 여부를 가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이날 제천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민 제천소방서장과 김익수 충북도 소방본부 상황실장 등 2명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후임 제천소방서장에는 김상현 증평소방서장을, 충북도소방본부 상황실장에는 장창훈 광역 119 특수구조단장을 각각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