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친 고스톱?… 세종시 청사 공모 논란

    사건/사고 / 전용혁 기자 / 2018-11-0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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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 심사위원장 “당선작 정하고 심사… 후대에 부끄러울 일”
    [시민일보=전용혁 기자]세종시 신청사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이 최근 발표됐지만 공모전을 이끈 김인철 심사위원장이 “당선작을 정해 놓고 짜고 친 심사”라면서 결과에 불복하며 심사위원장직을 사퇴해 이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건축가인 김인철 위원장은 지난 31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후대에 부끄러울, 말도 안 되는 일이 심사장에서 벌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희림종합건축사 사무소 컨소시엄이 낸 ‘세종시티 코어(Sejong City Core)’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현 청사의 중심부에 들어설 건물은 연면적 13만4000㎡이며, 지상 8층 규모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기존 청사 사이에서 우뚝 솟아 오른 형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규모가 4만평에 달하고 설계비만 140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당선작처럼 세종시의 도시계획과 어울리지 않는 타워형 건물은 애초부터 배제하고 주변과 잘 어우러지는 저층형 건물을 뽑으려 했는데 심사 당일 아침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행정안전부의 공무원이 ‘행안부에서 응모작을 자체 회람한 결과 타워형 건물을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흘리더라”라며 “행안부에서 이미 안을 결정했다는 소문이 내 귀에 들리던 차였다”고 밝혔다.

    이어 “5개 작품을 놓고 1~2차로 나눠 투표했는데 1차 투표 결과 타워형인 당선작이 2등이었고, 2등으로 떨어진 저층형 안이 1등이었다. 이 둘을 놓고 결선투표를 하는데 갑자기 판도가 뒤집혀 행안부, 행복청측 인사들이 모두 (현 당선작인)2등을 1등으로 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 심사위원은 행안부 추천으로 들어와 행안부 의견을 대변할 수밖에 없었고, 모 심사위원은 세종시 편이라 타워형을 꼽았을 거라고 하는데, 문제는 국민이 낸 세금이자 국가 예산을 집행해 짓는 공공건축이 단체장이나 기획하는 공무원의 기호로 결정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대 우리 후손에게 변명이라도 해야 해서 문제제기를 했다는 기록이라도 남기고 싶었다”며 “바꿔보고 싶었는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 이상 바위에 계찬 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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