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탄핵 사과-최고위 폐지’ 혁신안에 “당 분란만 커져” 내부 반발 커
장동혁 “언제까지 사과만...내부총질하고 도망치는 못된 습성부터 고쳐야”
나경원 “끝없는 갈등과 분열만 되풀이...야당 본분 흐리는 정치적 자충수”
안철수 “당헌의 이준석 조항 폐기하면 비대위 난립 막을 수 있어” 해법제시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5-07-13 13:08:45
당권 주자 하마평에 이름을 올라간 장동혁 의원은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인가, 자리에 앉는 사람마다 사과할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장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가)느닷없이 윤 대통령과의 단절을 당헌 당규에 넣겠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해 “(12.3 계엄 당시)우리 당의 대표가 ‘내란을 자백했다’고 선언했고 108석을 갖고도 탄핵을 막지 않았다”며 “이미 탄핵된 대통령을 사실상 출당시켰다”고 비판했다.
또한 “특검이 무리하게 전직 대통령을 재구속해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면서 더 절연할 것이 남아 있기라도 한 것이냐”면서 “다른 당은 똘똘 뭉쳐서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자당의 범죄자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혈안이 되어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그렇게는 못할 망정,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서로 남 탓하며 내부총질을 하고 도망치는 우리 당의 못된 습성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며 “대선에서 41%를 얻었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로 떨어진 이유를 제대로 찾아야 제대로 혁신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는데 탄핵을 반대한 것에 대해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며 "서로 다툴 수 있는 소지를 자꾸 꺼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내놓은 혁신안은 민주성에 역행할 뿐 아니라 끝없는 갈등과 분열만 되풀이하고 야당의 본분은 흐리게 만드는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안철수 의원은 “(단일지도체제는)당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리더십 강화를 위해서는 속칭 ‘이준석 조항’을 폐기하면 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가 5일 만에 사퇴하고 당 대표 출마로 선회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는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내부총질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낼 때 개정했던 ‘최고위원 4명 사퇴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당헌을 삭제하면, 비대위 난립도 막고 당 대표 또한 최고위원 단체행동에 종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안 의원은 “민주당을 이기기 위해 민주당의 행태를 따라 할 필요는 없다”며 “당 대표에게 최고위원 권한까지 모두 모아준다면, 우리가 수차례 지적했던 이재명 일당 체제를 어떻게 다시 비판할 수 있겠냐”라고 주장했다.
한편 혁신위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이전에 구체적인 쇄신 로드맵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호준석 혁신위원은 "중앙당 지도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당 대표가 확고한 리더십을 갖는 '단일지도체제'를 채택한다는 게 결론"이라며 "최고위원은 폐지된다. 최고위원회 회의를 통해 싸우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이 생중계로 비치는 애매한 '혼합형 지도체제'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 회의 대신 중앙집행 기구 9명으로 구성되는 '중앙당무회의'를 매주 2차례 열어 당무 중요 사항을 결정한다"며 "구체적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과 청년위원장·여성위원장 및 원외 당협위원장 2명으로 구성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앙당 지도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당 대표가 확고한 리더십을 갖는 '단일지도체제'를 채택한다는 게 결론"이라며 "최고위원회 회의를 통해 싸우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이 생중계로 비치는 애매한 '혼합형 지도체제'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혁신위는 전국 정당화를 위해 시도당 대표를 선출하고, 시ㆍ도당별로 5~10명씩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등 시도당 권한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우선 당장 ‘제왕적 총재제도’로 회귀한다며 혁신안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당 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가 과거 총재 시절처럼 '1인 독점 체제' 형태로 당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 아니냐”라며 “특정 계파의 당 대표가 선출될 경우 나머지 최고위원들의 민주적 견제도 받지 않고 당이 입맛대로 장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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