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경기티켓 50배 부풀려 판 암표상

일당 3명등 5명 불구속 송치
직링·매크로 돌려 수억 차익

최성일 기자

look7780@siminilbo.co.kr | 2025-12-29 16:10:47

[부산=최성일 기자] 인기 공연과 스포츠 경기 티켓을 대량으로 확보해 재판매한 온라인 암표상 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 침입 등 혐의로 A씨 등 5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가운데 30대 남성 A씨 등 3명은 2022년 7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3년 4개월 동안 가족과 지인 명의 계정 4개를 이용해 프로야구 시즌권을 구매한 뒤, 7400여회에 걸쳐 확보한 티켓 1만 8300장을 재판매해 7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시즌권 소지자가 선 예매를 통해 다수의 티켓을 먼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확보한 티켓은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 대비 최고 50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암표상인 20대 남성 B씨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예매 화면으로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이른바 ‘직접 예약 링크(직링)’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B씨는 2023년 10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약 2년간 이 프로그램으로 티켓 3360장을 확보해 되팔아 1억3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직접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20대 남성 C씨는 직접 만든 3종의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2025년 5월부터 두 달간 티켓 55장을 확보한 뒤 재판매해 800만원을 챙겼다. 해당 프로그램은 좌석 자동 선택, 반복 클릭, 취소 표 감지, 결제까지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예 빠른 예매를 가능하게 해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한 암표상도 있었다.

20대 남성 C씨는 직접 만든 3가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2025년 5월부터 두 달간 티켓 55장을 확보한 뒤 다시 팔아 800만원을 벌었다.

매크로 프로그램 덕에 좌석 자동 선택, 반복 클릭, 취소 표 감지와 결제가 가능했다.

경찰은 온라인 중고 거래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던 중 특정 사용자가 다수의 티켓을 반복적으로 판매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압수수색 과정에서 판매 내역과 수익금이 정리된 장부를 확보하며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또한 이들로부터 발생한 불법 수익 8억7000만원에 대해 추징 보전을 완료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암표 판매가 개인의 일탈이 아닌 기술을 악용한 구조적·반복적 범죄임이 확인됐다"며 "예매, 재판매, 유통 단계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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