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놈의 XX'욕설 ··· 大法 "모욕죄 무죄"

아파트 입주회의 말다툼 시비
"명예침해 기준 엄격 판단해야"

문찬식 기자

mcs@siminilbo.co.kr | 2026-06-18 16:27:18

[인천=문찬식 기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도중 "어린놈의 XX가 어디서 건방지게"라고 말한 행위는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해당 발언이 상대방의 반말 사용에 대한 불쾌감을 거칠게 드러낸 수준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모욕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모욕죄 성립 여부는 상대방이 기분 나쁘게 느꼈는지가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와 발언이 나온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명예 보호와 표현의 자유는 모두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만큼, 일시적인 감정 표출에 대해 국가 형벌권이 개입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별·인종·장애·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혐오 표현은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행위로 인정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A씨는 2022년 6월 경기지역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과정에서 회장인 B씨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에 따르면 당시 회의를 진행하려던 B씨와 회장 자격에 이의를 제기한 주민들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졌고, B씨가 연장자인 C씨에게 반말을 하자 이를 본 A씨가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며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심은 A씨의 발언이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범행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일정 기간(2년) 동안 형의 선고를 미루고, 그 기간이 지나면 사실상 처벌을 면하게 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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