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시민일보

| 2005-06-23 19:54:54

■6천만년 전 사라진 공룡의 모든것
‘공룡’ - 크리스토퍼 맥고원 -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와 소설에 등장했던 공룡에 대한 상식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 지금 살아있는 생물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데 6000만년 전에 사라진 동물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캐나다 토론토 로열온타리오박물관의 고(古)척추 동물 큐레이터이자, 토론토대학교 동물학과 교수인 저자 크리스토퍼 맥고원의 이 같은 의구심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공룡과 공룡이 살았던 시대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정리했다. 공룡의 신체구조와 움직임, 생활특성 및 라이프스타일을 세밀히 분석하고 그 당시에 공룡이 어떤 모습으로 살았을 것인지에 대한 각종 증거물을 동원, 쥐라기의 지구를 재구성했다.

나아가 공룡에만 치우쳐 있던 연구적 관심을 익룡(날아다니는 공룡)과 해룡(물 속에 사는 공룡)까지 확대해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재미있으면서도 학문적 깊이가 있는, 상상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저자의 창의력과 매혹적인 동물의 이야기들이 동심에 빠져들게 한다. 공룡이 궁금한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쉽다, 그러나 전문 지식도 풍부하다.

크리스토퍼 맥고원 지음. 이양준 옮김, 이지북, 464쪽, 3만2500원.

■온몸으로 노래하는 우리민족의 긍지
‘동명왕의 노래’ - 이규보 -

고려 500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으로 평가받는 이규보 문학의 전모를 볼 수 있으며,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시풍을 보여주었던 그의 작품을 북한 학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번역으로 만나본다.

고려 중기 격동기에 태어나 무인정권의 등장을 온 몸으로 겪으며 스스로를 ‘백운거사’라 칭하며 흰 구름처럼 자유분방한 의지를 지니고 살려고 한 이규보가 온 몸으로 노래한 ‘동명왕의 노래’에는 우리 민족의 주체성과 긍지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붓을 달려 시를 쓴다”는 말 그대로 빠르고 능숙하게 시를 지었다는 이규보의 진면목이 이 두 권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술에 취해서도 운자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작품을 지어냈던 그는 살아있는 동안 8000여 수의 시를 썼다고 하지만 남은 시는 2000여 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것만으로도 그의 문학이 지닌 깊이와 넓이를 이해하는데 충분하다.

‘동명왕의 노래’에는 그가 남긴 2000여 수 가운데 260여 수의 시를 가려 뽑은 시집이고, ‘조물주에게 묻노라’는 시 140여 수와 ‘백운소설’, ‘국선생전’ 등 빼어난 산문 작품 70여 편을 함께 묶었다.

고려시대의 온갖 자료의 박물관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거의 모든 소재를 대상으로 시를 썼으며, 관념보다 삶을 노래하고 진보적인 시를 쓴 당대 최고의 문학사상가인 이규보의 내면이 거울처럼 들여다보이는 책이다.

옮긴이 김상훈은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를 지냈고, 류희정은 남쪽에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그들의 번역은 생생하다, 백운거사가 구름 속에 노니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이규보 지음. 김상훈·류희정 옮김, 도서출판 보리, 각 권 590쪽 내외, 각 권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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