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골에 격조높은 문화향기가…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말러 교향곡 연주회’ 큰호응
시민일보
| 2005-07-06 20:03:07
탁월한 연주력으로 최근 호암상을 수상한 ‘부천 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에 부천시민들이 많이 참가해 높은 관객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6일 부천시(시장 홍건표)에 따르면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 1999∼2003년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란 국내 음악사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는 등 예술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달 초 ‘호암상’을 받았다.
부천 필은 수상 이후 지난달 22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슈만 교향곡 3번 등의 연주회를 가진데 이어 30일 부천 시민회관에서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 연주회를 열었다.
이번 연주회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부천에서 말러 교향곡 전곡을 매년 한차례씩 연주하는 ‘말러 인 부천’이란 이벤트의 첫 공연이다.
이 연주회는 부천시민들이 시민회관 대강당 1층 객석(650석)을 다 채우고 2층도 절반 정도를 메우는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평소 교향곡 연주회의 경우 1층이 60% 정도 찼던 것에 비하면 매우 달라진 현상이다.
이는 부천 필이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통해 뛰어난 연주 기량을 음악계에 다시 알리고 최근 호암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 부천 필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시 최인용 문화예술과장은 분석했다.
말러 교향곡은 곡 해석이 까다롭고 다양한 악기가 동원되며 연주 기술도 어려운 데다 연주시간도 50분이나 걸려 다른 국내 교향악단은 교향곡 1∼2개를 선택해 연주하는데 그쳐오고 있다.
이처럼 난해한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대전에서도 ‘말러’ 마니아가 부천을 찾은 것도 이날 연주회의 열기를 높였다.
나아가 관객의 매너가 여느 교향곡 연주회 이상이었다는 데 이날 연주회의 또 다른 의의가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도 연주 중 휴대전화 소리가 울리는가 하면 악장과 악장 사이 쉬는 시간에 박수를 치는 등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이날 연주회에선 4차례의 악장과 악장 사이 쉬는 시간이 없었는데도 그런 일이 단 한차례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 관객들은 연주가 끝난 뒤 수차례의 뜨거운 박수로 연주에 화답하고 지휘자가 퇴장할 때까지 자리를 지켜 음악인과 마니아들을 감동시켰다.
한편 부천시립교향악단은 지난 88년 4월 창단돼 임헌정(서울대 음대교수) 상임지휘자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연주력 향상과 다양한 레퍼토리 개발 등으로 국내 3대 교향악단으로 발돋움했으며, 시민들을 위해 12월31일 밤의 제야음악회, 아파트형 공장 방문 연주회 등 다양한 연주회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악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천=문찬식 신재호 기자 mc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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