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적 요소 한국무속신화 재발견 기회

말리 ‘도깨비 신부’, 만화박물관서 오는 12일부터 두달간 전시

시민일보

| 2005-07-07 20:31:38

7일 부천만화정보센터에 따르면 ‘도깨비신부’는 지난 2002년 단행본으로 발표돼 이미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신인 아닌 신인작가 말리의 작품으로 당시 출판사의 사정으로 단행본 2권까지 발행한 후 출판이 중단돼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지난 2004년 여성만화잡지 Herb(허브)를 통해 다시 독자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기존의 만화에서 잘 다뤄지지 않던 참신한 소재인 도깨비와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토속적인 한국무속신화를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구성한 ‘도깨비신부’는 각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설화, 굿과 같은 무속적인 요소를 생생한 대사와 현실감 있게 구성됐다.

따라서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한국무속과 신화, 그리고 거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라는 친근하면서도 동시에 낯선 설화적 요소에 대한 재발견의 기회를 제공할만한 작품이다.

이는 소재와 상상력 부재로 비판받고 있는 한국만화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 무속과 신화라는 낯선 분야에 대해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기존의 심령판타지류 만화를 능가할 만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작가는 어머니대를 통해 무속인의 피를 이어받은 소녀 ‘선비’를 주인공으로 설정, 대물림되는 무속인의 인생을 살아야하는 여성의 삶을 작가의 성찰이 담긴 섬세한 감정라인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삶을 그려내는 동시에 상처를 가진 소녀 ‘선비’가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도깨비신부’는 한국적 심령판타지만화인 동시에 여성만화이며 성장만화이다.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연출력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도깨비신부’는 지난해 ‘오늘의 우리만화’로 선정된 바 있으며 현재 Herb에서 단행본 4권까지 발행됐다.

한국만화박물관(www.comicsmuseum. org)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무다.
부천=문찬식 신재호 기자 mc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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