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
시민일보
| 2005-10-17 19:30:17
◆‘조선의 지식인과 함께…’ - 김태준·이승수·김일환 -
외교의 일환으로 중국에 건너간 중국 사행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연행(燕行)’이다. ‘연경행(燕京行)’의 줄임말로 연경은 원·명·청의 수도였던 북경의 옛 이름이다.
조선후기 북경을 다녀오는 사절단을 ‘연행사’라 했으며 사절단이 오간 길을 ‘연행로’, 이들이 남긴 기록을 ‘연행록’이라 했다.
압록강을 건너 북경에 이르는 이 연행길은 1000년 가깝게 이어온 교역과 문명의 통로였다. 남북분단으로 한 동안 교류가 막혔지만 한중 국교가 재개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의 문물이 왕성하게 오가고 있다. 한류가 넘실대지만 고구려 역사논쟁 등 촌치의 양보도 없는 긴장감도 팽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이웃 나라 중국과 우리와의 역사적 관계를 잘 알아야 그들의 행동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고, 나아가 미래의 관계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취지로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저자들이 탐사팀을 꾸려 연행길을 직접 다녀왔다.
특히 박지원, 박제가와 같은 북학파 학자들의 체험과 견문을 통해 학문적 가설을 확인하고 조선을 부강한 나라로 만드는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태준. 이승수. 김일환 지음. 푸른역사, 560쪽, 2만4500원.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한자 공부법’ - 정은기 -
‘10분 공부법’이라는 베스트셀러를 통해 이미지학습법이라는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저자가 같은 방법을 한자공부에 접목시켜 전혀 새로운 한자공부 방법을 제시한다.
무작정 한자를 쓰면서 외우기보다 부수와 한자의 의미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떠올려 정확하고 오래남는 기억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려준다.
먼저 모든 한자의 부속품이나 다름 없는 200여개의 부수를 눈으로 기억하자.
부수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만 해도 한자공부의 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
이 책에는 모든 부수들이 칼라된 일러스트와 함께 실려있어 책을 덮고 난 뒤에도 부수의 의미와 형태를 한번에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한자의 97% 이상이 2개 이상의 부수로 이뤄져 있다는 원리를 이용, 자신만의 방법으로 부수를 조합해 하나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연습을 한다면 모든 한자를 자기 것으로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아이 어른 가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책이다.
◆‘캥거루 버스터가 주머니를…’ - 비키 이건 -
‘세계의 야생동물’ 시리즈 그 세 번째 책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캥거루’를 다뤘다. 캥거루 버스터를 주인공으로 동화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캥거루 생태에 대한 정보, 캥거루와 함께 살고 있는 다른 동물들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다.
여느 때처럼 엄마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려던 버스터는 동생이 생겼으니 더 이상 주머니 속에 들어오지 말라는 엄마의 말이 너무 슬퍼 울다 집을 나가 버린다. 버스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웃백을 돌아다니면서 참으로 넓다는 것을 느끼고 친절한 동물들도 만난다.
피곤에 지친 버스터는 사촌 그레이를 찾아가고 그레이의 설득으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마을 입구에서 기다리는 엄마와 가족들을 만난 버스터는 엄마의 주머니에게 얼굴을 쏙 내밀고 있는 여동생이 너무 귀엽게 여겨진다.
이 책은 캥거루뿐 아니라 캥거루와 같은 유대류인 아메리카주머니쥐, 웜뱃, 주머니개미핥기, 태즈메이니아주머니곰, 쥐캥거루, 꿀꼬마주머니쥐, 코알라, 주머니오소리, 올라비, 주머니두더쥐 등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한 문에 보여준다.
비키 이건 글. 다니엘라 데 루카 그림. 신혜정 옮김. 다섯수레, 32쪽, 9000원.
◆‘서울을 찾아서’ - 홍성태 -
사회학자가 생태사회와 문화사회라는 개념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서울의 변화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과 서울의 생태문화적 전환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생태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설득력 있는 저자의 주장이 펼쳐진다.
서울을 생태문화도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저자는 용산미군기지를 예로들며 설명한다.
한 국가의 수도 중심에 외국군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의의 공간으로 치부되던 용산 미군기지에 문화생태 공간인 ‘자연숲’을 조성하자고 제안한다. 여기에 대규모 숲이 조성된다면 서울 남북의 녹지생태축이 복원될 것이며, 불의의 공간이 공유지로서 가장 정의롭게 재탄생할 수 잇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또 서울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이라는 이름하에 단행된 파괴적 개발에 대한 반성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다지 새롭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한 번쯤 주목해서 꼼꼼이 따져 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서울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과거를 거울로 삼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홍성태 지음. 현실문화연구, 366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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