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흥망성쇠 다룬 소설 “문어는 왜 죽었는가” 떴다

시민일보

| 2005-11-18 16:07:23

광화문 교보문고서 오늘 독자사인회 개최
대우그룹 마지막 구조조정본부장 김우일씨

대우그룹의 마지막 구조조정본부장이었던 김우일(57) 대주홀딩스 사장의 자전적 기업소설 ‘문어는 왜 죽었는가?’ 출간을 기념하는 독자사인회가 18일 오후 6시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다.

책 제목 ‘문어는 왜 죽었는가?’의 ‘문어’는 ‘어미문어로서 문어발같이 전 산업분야에 무분별하게 확장을 일삼았던 재벌그룹’과 ‘새끼문어로서 그 재벌기업에 직·간접으로 근무했던 사람’을 칭하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김우일 사장이 지난 1977년 대우그룹의 총사령실인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같은 부서에서만 24년간이나 근무하며 마지막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내기까지 그룹 흥망성쇠의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느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문어의 죽음, 즉 대우그룹의 해체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는 “5% 픽션에 95%가 사실이며, 40%가 촌철살인의 경영지침서다”고 책을 소개했다.

이 소설은 ‘제5공화국’과 ‘영웅시대’에 이은 20부작 TV드라마로, 최근 5년간은 선보이지 않은 기업영화로 제작 준비되고 있기도 하며, 유럽 중국 베트남 등 국가에서의 번역출판을 위해 현지출판사를 섭외하고 있다.

출판과 함께 기업 강의로도 분주한 그는 대우그룹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형태로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12월 초 있을 매각 공고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후에도 쌍용건설,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전자 등에 대한 인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어는 죽었지만, 대우 브랜드의 부활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그는 “지금까지 대우건설 M&A와 관련된 업무들은 대부분 내부적으로 해결해왔다”며 “이달 말 대우건설 M&A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자문사를 하나 정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그룹의 몰락원인에 대해 “초창기 대우실업은 와이셔츠를 수출하기 위해 만든 회사인데, 그 후 계열사가 많을 때는 62개까지 갔다. 그래서 문어발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그 62개 회사 중 국가기간산업(중공업, 조선, 자동차, 건설, 전자 등)이 참 많았다. 이것들이 전부 다른 부실기업을 M&A하게 된 것”이라며 “예전 정부 관료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어느 기업이 어느 부실기업을 인수해서 이끌어가라’고 하면, 그 회사가 부도나는 걸 좀 모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부실기업을 인수한 게 대우그룹의 주중을 이뤘다”고 밝혔다.

부실기업 인수과정에서 은행에 돈을 빌렸고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차입경영이 시작되자 기업은 점차 부실해졌다는 것이 김 사장의 주장. 또한 “내부적으로 보면 자동차 산업에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전두환 정부 시절엔 정부 말 한 마디면 부실기업 인수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강압적이었고, 노태우 정부 시절엔 “비업무용 부동산이 많으니 팔라”고 흘리면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김영삼 정부 시절은 “은근히 종용하는 스타일” 김대중 정부는 “수수방관하듯” 개입이 줄어든 스타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병만 기자 leebm@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