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책
시민일보
| 2005-12-07 18:32:12
◆천재-리처드 파인만의… - 제임스 글릭 -
원제는 ‘Genius : The Life and Science of Richard Feynman’. ‘1992년 파인만이 사망한 지 4년 만에 제임스 글릭이 완성한 책이다.
도서출판 승산에서 판권을 따낸 후 번역자를 선정하고 원고를 완성하는 데만 4년이 걸린 파인만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유명한(?) 책이다.
파인만은 맨해튼 계획, 챌린저호 참사 조사 등 삶에서 지나간 매 순간마다 흔적을 남긴 물리학자다.
파인만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1965년 줄리언 슈윙거와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함께 양자전기역학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면서부터다. 그리고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사고를 조사하는 위원회에 참여해 참사원인을 밝혀냈다.
유명한 일급 물리학자로, 양자론의 개척자이자 원자폭탄 계획의 ‘악동’이었다. 우주왕복선 사고를 예리하게 파헤쳤으며, 생기 넘치는 봉고주자에 이야기꾼이었으며, 자연계가 제시하는 문제의 핵심을 전광석화처럼 꿰뚫어 보는 능력을 지닌 흔치 않은 학자였다.
파인만은 스스로 얽매임 없이 자유로이 생각하고 행동했으며, 학생들에게도 학점이나 취직걱정을 떠나서 뭐든지 각자에게 제일 흥미로운 능력을 파고들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학계의 권위자였음에도 태생적으로 권위를 거부하고 독자적 사고를 추구했으며, 지식 또는 과학의 불완전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무지가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깊이 꿰뚫어 보고 있었다.
제임스 글릭 지음. 황혁기 옮김. 승산, 792쪽, 2만8000원.
◆삼국지를 보다 - 김상엽 -
소설삽화는 소설내용을 보완하고 독자의 감흥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흡인력 강한 소설은 고리타분한 경전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상력의 해방구이자 외부세계로의 정신적 통로가 되는 등 삽화는 그 상상력의 밑그림이 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천년의 베스트셀러’인 ‘삼국지’를 한국, 중국, 일본의 관련 이미지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읽어냈다. 문자만이 아닌 ‘이미지의 비교’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 편저자의 입장과 사관(史觀)에 의해 화학적으로 융합된 새로운 ‘한·중·일 삼국지’를 창조했다.
편저자는 ‘삼국지’를 ‘현실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인간의 대응을 박진감 있게 묘사한 대서사시이자 동양의 판타지, 그것도 실제 역사를 토대로 하여 현실감을 갖춘 웅대한 판타지’로 파악하고 “‘삼국지’에 중국 중심의 세계관과 봉건적 가치관 및 반역과 배신, 모략 등 인간사의 추악한 면모도 있지만 이를 뛰어넘는 유장한 인간사의 진리도 함께 있는 동양의 살아있는 고전”이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이 책은 여타의 평면적 개설서와는 다른 차원에서 ‘삼국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됐다.
김상엽 편저. 루비박스, 328쪽, 1만5800원.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