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소재구)은 오는 3월31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왕실의 가마’를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가마가 단순한 이동수단뿐 아니라 국가 의례의 거행을 위해 장대한 규모로 준비되는 어가행렬 속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했던 사실에 주목해 기획됐다. 따라서 이번 특별전에서는 박물관 소장의 다양한 가마 가운데 왕과 왕비, 왕세자가 사용했던 연(輦), 공주·옹주가 탔던 덕응(德應), 대한제국기에 새롭게 등장했던 봉교(鳳轎) 그리고 어가행렬에 위용을 부여하기 위해 가마 주변에 배열했던 의장기 7점을 함께 전시했다.

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가마를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전시인 점에서 그 의의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국내에 단 한점만이 현존하는 교룡기(蛟龍旗)를 일반인에게 최초로 공개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교룡기는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3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기(旗)로, 조선시대 어가행렬에서 왕의 가마 가장 가까이서 왕권을 상징하는 대표적 의장기이다.

왕실 가족이 탄 가마는 국가 행사를 위한 어가행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형식과 꾸밈이 필요했다. 조선시대 전기부터 후기에 걸쳐 편찬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속오례의(續五禮儀)’, ‘춘관통고(春官通考)’등의 문헌들에서 가마에 대한 규정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어가행렬이 왕과 왕비, 왕세자 등 행사의 주인공을 태운 가마를 중심으로 막대한 인원(군대·친위대·문무백관·종친·측근신하 등)과 물자(가마·의물·의장기·의장물·악대 등)를 동원해 백성들에게 국왕의 위상을 강화시키고 나아가 국왕 중심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확립하게 됨을 볼 수 있다.

한편 전시가 열리는 동안 가마와 관련해 ‘조선시대의 가마와 왕실의 가마’(서울여자대학교 국사학과 정연식 교수)와 ‘조선시대 어가행렬’(서울대학교 강사 김지영)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회를 오는 6일과 2월3일, 총 2회에 걸쳐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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