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노예가 돼가는 우리의 앞날은…

대학로 학전블루서 10일 ‘시간의 사용’ 공연

시민일보

| 2006-02-05 19:02:41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시간의 사용'을 공연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작품은 현 시대의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떻게 시간의 노예가 되어 절망하고 어떻게 스스로를 개조해 가는지' 4명의 인물들의 심리추적을 통해, 인생의 시기에 부딪히게 되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 절망을 보여주며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 시간의 사용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기존의 말과 움직임만으로는 드러낼 수 없었던 미세한 표현을 라디오 다큐멘터리 형식을 사용해 라디오의 DJ처럼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을 통해 관객과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감각적 무대언어도 선보인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35세의 4명의 인물들(노동운동가, 작가, 사랑에 연연하는 여자, 얼굴에 흉터를 가진 시각 디자이너)은 현재 극심한 초조함과 괴로움에 빠져있다. 거듭되는 실패로 세월이 흘러가 버리고, 기반 없이 서른 중반에 이르자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자기비하에 시달린다.

일찍이 성공한 다른 이들을 보며, 너무나 작아져 버린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해 술을 마시며, 흘러가는 시간에 비굴해지고 초조해진다. 4명의 인물들은 결국 자기 20대에 자기가 꿨던 거대한 꿈이 결국 망상과 착각이었고, 괜한 집착과 비현실적인 욕망에 세월을 낭비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죽음의 유혹에 빠진다.

죽음의 유혹을 물리친 이들은 다시 무언가를 원하거나 꿈을 찾아 헤매지 않겠다고 결심하며 자기개조를 시작한다. 아주 현실적인 새로운 일을 찾아 소용이 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낭비 없이 사용하는 삶으로 전환한다. 그러나 그러면서 이들은 각자의 특이성을 잃는다.

극의 중반까지 이들의 심리를 몰아세웠던 나레이터는 현실적으로 개조된 인물들을 뒤에 두고 자기의 사연을 관객에게 이야기 한다. 불멸성을 얻어 오랜 시간을 살아온 내레이터는 시간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전해준다.

한편 현실에 적응한 인물들은 그러나 자기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을 하면서 근본적인 공황상태에 빠져든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내레이터는 ‘시간의 노예가 되어 자기 자신을 버리고 절망하고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잃고 사는 삶인지를 상기시켜 준다.

이때 무대는 사물들이 배달돼 가득 채워지고, 20대의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시절이 영상으로 투영된다. 한정된 시간을 소모품처럼 사용한다는 기산에 대한 개념은 해체되고 ‘경험의 공간’으로써의 시간의 개념이 암시적으로 회복된다.

관람료는 일반 2만원, 대학생 1만5000원, 중고생 1만2000원이다. 문의 (02-74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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