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삶의 풍경’ 이끄네…
이일우 사진전 내달7일까지 서울 진흥아트홀서 개최
시민일보
| 2006-05-21 19:40:49
이일우 사진전이 오는 26일부터 6월 7일일까지 서울 신설동 진흥아트홀에서 열린다.
New Artist 2006 선정 작가인 이일우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발휘하는 소통에 관심을 가지고 ‘UNTITLED`라는 주제의 작업을 선보인다.
‘UNTITLED` 는 소통의 대상을 사진 속의 초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 사이의 문제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대상을 통해서 작가는 무엇인가를 애기하고자 한다. 이일우 역시 무엇인가 애기하고 싶은 것이 있음엔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이 작가 개인의 어떤 주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에 나타난 초상과 바라보는 관객이 주체가 돼 이루어지는 소통인 것이다.
사진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느 한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관객은 지시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며 대상과의 교감을 시작한다. 작가는 소통을 위한 파이프처럼 매개체로서만 존재할 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는다. 대상이 가리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을 관객 스스로가 찾아가는 것 자체가 이일우의 작업을 이해하기 위한 프로세서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럼, 작가는 왜 이러한 소통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다분히 체험적이다.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보고 로마를 방문했을 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관광지를 보는 즐거움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의 난해함 또한 컸다.
외국어에 배타적인 이태리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심각한 장애를 주었고 모든 것은 손짓과 발짓으로 의사소통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헤매고 있었고 누군가에게 돌아가야 할 호텔의 위치를 묻고 있었다. 그 순간 운명처럼 호텔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준 이의 손짓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에게 있어 누군가의 손짓이 호텔로 가는 길의 방향을 알려주었다면 그것은 훌륭하게 소통이 이루어진 것처럼, 작품 속에 나타난 초상들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해답도 이끌어 주는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