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소리 여실한‘수궁가’ 삼매경

명창 정순임 달오름극장서 오는 24일 공연

시민일보

| 2006-06-21 19:49:18

“귀명창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외증조부 장판개의 소릿제를 복원, 세상에 다시 선보인다는 의미에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2006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공연의 세 번째 무대인 정순임 명창의 `수궁가`가 오는 24일 오후 3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순임(64) 명창은 현재 경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명창으로, 장월중선 명창(1925~1998년)의 큰딸로 알려졌다. 천재적인 명창으로 이름을 날린 장월중선은 전설적인 명창 장판개(1885~1937)를 큰아버지로 둬 어렸을 때부터 그의 소리를 온전히 전수받은 유일한 명창이었다. 이번에 그의 딸인 정순임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장판개 바디 ‘수궁가`를 발표하게 된 것이다.

정순임은 아홉 살 때부터 어머니 장월중선으로부터 소리를 배워 ‘춘향가`, ‘흥보가`, ‘수궁가`, ‘심청가`를 비롯해 `유관순 열사가`, ‘안중근 열사가`, ‘이준 열사가`와 같은 창작 판소리를 사사해 현재 ‘열사가’ 부분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3.1절이나 광복절에 탑골공원에서 ‘유관순 열사가` 공연을 올려 주목받아 왔다.

소리 명가의 핏줄을 그대로 이어받아 열네 살 때에 도창을 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으며, 그의 소리를 탐낸 단체가 많아 임춘앵 여성국극단, 김연수 창극단 등 여러 단체에서 다양한 무대 활동도 경험했다. 1986년 박동실제 ‘심청가`로 첫 완창 무대를 가진 이후로 지금까지 판소리 완창만 20여 회가 넘었다.

쉼 없는 노력으로 소리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정순임. 그가 이번에 마련한 무대는 장판개에게서 이어받은 장월중선 바디 ‘수궁가`이다. ‘수궁가`는 크게 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로 이어진 바디, 송우룡-송만갑-박봉술로 이어진 바디, 박유전-정재근-정응민-정권진-조상현 바디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순임이 이번에 부르는 ‘수궁가`는 송만갑-장판개-장월중선으로 이어지는 ‘장판개 바디’이다. 이 소리는 그 동안 거의 맥이 끊기다시피한 것으로, 정순임이 현재 유일한 후계자인 셈.

장판개 바디 ‘수궁가`는 동편제에 서편제의 소리조가 가미돼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이 분명하고 이면(裏面)이 정확한 것이 특징. 새소리와 폭포소리를 여실하게 그리는 것은 물론이고 가까운 것은 가깝게, 먼 것은 아스라이 그려 원근을 표현하기도 한다. 한여름 시원한 수궁의 모습을 소리로 세밀하게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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