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음악들이 판치는 세상 해금의 매력적 음색에 움찔

해금 솔로이스트 ‘나비’, 창작곡 ‘사계’ 발매

시민일보

| 2006-08-27 17:08:22

해금 솔로이스트 나비에 의해 동양적 감수성을 지닌 순수 창작곡 ‘사계’가 음반으로 탄생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테마로 한 사계는 언뜻 제목만 보아서는 비발디의 사계를 떠올리는 이도 있겠지만, 이 음악을 듣는 순간 큰 오산이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비의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라는 각각 계절의 색을 살리기 위해 모두 다른 음색을 가진 해금악기들과 동서양의 악기들을 조화시켜 각 트랙의 발성과 음색을 모두 달리 표현했다. 듣다 보면 무뎌지거나 잊혀지는 소리가 아닌 들을수록 새로운 소리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 음악계가 전통악기 해금의 숨겨진 가치에 주목하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아마도 자유로운 조율에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감정을 자극하는 음색 역시 해금이라는 악기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소리는 여린 듯하지만 묘한 생동감이 살아 있어 해금 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도 이런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해금이 TV 드라마나 광고, 영화의 배경 음악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해금의 풍부한 선율과 깊은 음색의 매력을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 중인 여러 해금 연주자들의 땀과 열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음악에 기초한 뉴에이지 음악과 퓨전음악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나비는 “해금이 독주악기로서의 명확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전통악기 해금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 창의적이면서도 어느 한 켠에 편향 되지 않는 음악들을 꾸준히 개발해, 다른 서양악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마주할 수 있는 생활음악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당찬 포부로 이 음반을 발표했다.

형형색색 눈부신 용모를 지니고 사계절 들판을 날아다니는 나비처럼 그녀 역시 이번 앨범을 통해 해금의 다양한 색과 멋을 발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전통음악은 고루할 수 밖에 없다는 일반인들의 선입견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국악 작곡가들은 철저히 배제한 후 홍콩세계음악제 우승을 거머쥐며 미국 카네기홀에서의 작곡연주회를 통해 차세대 작곡가로 조명을 받고 있는 박영란 등과 같은 클래식 전문 작곡과 들과 작업을 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