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조연 캐릭터에 웃음폭탄
시민일보
| 2006-09-07 20:21:52
`진짜’ 여자가 되고 싶어, 상금을 목표로 씨름판에 뛰어 든 고1뚱보 소년 오동구(류덕환 분)의 뒤집기 한판을 시원하게 펼치고 있는 영화 .
색다른 소재, 독특한 제목, 적절히 섞인 코믹과 감동에 더해 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제일 큰 이유는 그 안에 살아있는 주변의 별난 캐릭터들 때문이다. 특히 관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숨은 공신 중 하나는 바로 동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10년 지기 단짝 친구 역으로 나오는 친구 정종만 역 박영서.
오늘은 기자, 내일은 래퍼, 다음 날은 세계적인 RCY. 갈비뼈가 다 드러나도록 마른 몸을 가지고 오늘은 “드디어 내 갈 길을 정했다, 씨름 열심히 해서 이 담에 강호동처럼 훌륭한 개그맨이 될꺼야.”를 외치는 고1 소년. 여자가 되고 싶은 동구의 꿈을 자신의 수많은 장래 희망과 다를 바 없이 덤덤하게 생각하는, ‘썰렁한 따뜻함’ 이 장점인, 엉뚱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내일은 또 무슨 모습으로 나타날 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종만이, 과연 훗날엔 뭐가 될까?
어울릴 것 같지않은 코디의 옷차림을 하고 마지막 동구의 콘서트 장면에서 나타난 종만. 락커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냥 동네 양아치 같기도 한 종만이는 결국 무엇이 된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종만 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영화속에서는 딱히 시원한 정답을 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매번 이렇다 할 꿈도 소질도 없이 갈피를 잡지 못하던 종만, 그 종만이의 미래는 수많은 관객의 상상처럼 수백, 수천 개의 가능성으로 무한대 열려있는 셈이다.
일상에서 만날 법한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이 자아내는 유쾌한 웃음과 가슴 한 구석이 짠해지는 애틋함. 가 관객들에게 안겨주고 있는 웃음과 감동의 정체다. 의 입소문과 관객들의 사랑은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