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은 바람들’展 오늘 열어

화가 김순철, 항아리 소재 삼아

시민일보

| 2006-11-14 20:11:24

화가 김순철(41)씨의 그림은 바느질 같다.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이룬 패턴과 형태다. 견고한 한지와 면실이 재료다. 항아리, 그릇 등 작가의 작품 소재는 땅 색깔이다. 시정 어린 향수가 감지된다. 마주하면 차분해진다.
평면 위에 바느질된 실이 도톰하게 부각돼 있다. 모노톤 색감은 입체의 질량감을 풍긴다. 단단하고 강경한 느낌도 준다.

작가의 항아리는 2차원이다. 무엇인가를 담아야 하는 항아리의 존재이유를 무시, 평면에 조밀하게 저부조로 구축했다. 채워지기도, 비워지기도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항아리의 배경은 풍성한 꽃과 잎이다. 항아리속에 들어 있기도 하고, 화면 전체를 채우기도 한다. 그의 회화는 눈 뿐 아니라 마음과 머리로도 봐야 한다. 가까이 다가서면 금·은 세공과도 같는 섬세한 구도가 드러난다. 한 걸음 떨어져 관찰하면 항아리 형상이 나타난다.

김씨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생각들과 오랜 작업과정 그리고 길고 깊은 침잠. 겹겹이 짓눌려 굳어버린 기억들을 덜어내고 세워진 날에 베인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손끝에 닿지 않는 흐릿한 너를 지우고 오늘 나는 오히려 깃털처럼 자유롭게 가벼워지려 한다”고 밝혔다.

‘어바우트 위시-낯설지 않은 바람들’이란 전시회명으로 15일부터 25일까지 경운동 장은선갤러리(02-730-3533)에 20여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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