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혜정 허브로 날개달까?
시민일보
| 2006-12-27 19:21:21
불화설·성형의혹등 악재로 연기생활 ‘기로’
‘허브’서 정신연령 7세인 20세 장애인 열연
강혜정(24)의 필모그래피는 인상적이다. 또래 여배우 중 발군의 연기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덕꾸러기 아역배우에서 영화로 진출 ‘나비’(2001)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이미 고교시절에 수상했다. ‘올드보이’(2003)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이 아끼는 여배우로 ‘쓰리, 몬스터’(2004), ‘친절한 금자씨’(2005)에도 얼굴을 보였다.
‘연애의 목적’(2005)과 ‘웰컴 투 동막골’(2005) 때가 강혜정의 배우생활 전성기였다. 치열한 멜로 연기가 호평 받았고, 대중과 소통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웰컴 투 동막골’의 ‘여일’ 캐릭터는 강혜정의 진가를 보였다. 미쳤지만 오히려 순수했다. 머리에 꽃을 꽂고 순박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광녀’는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로 남았다.
이후 강혜정의 연기 인생은 변곡점을 맞는다. 강혜정을 1기와 2기로 구분해야 할 정도로 확연히 갈린다.
연인이 함께한 ‘도마뱀’(2006)은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환호받았지만, 영화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영화가 공개될 즈음 ‘약물 복용설’과 ‘불화설’이 터진 것이다. 조승우와 강혜정은 인터뷰를 통해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변호했지만 결국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강혜정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은 단 한 장의 사진이었다. 강혜정의 얼굴이 달라진 것이다. 당연히 성형수술 의혹이 일었다. 강혜정 측은 “치아교정을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이미 들쑤셔진 ‘넷심’은 어쩔 수 없었다. 독특한 여배우 강혜정은 그렇게 무너졌다.
내달 개봉하는 신작 ‘허브’에서 강혜정은 정신연령이 7세인 20세 장애인 ‘상은’ 역을 맡아 가장 큰 장점인 연기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다. 하지만 이미지와 싸워야 한다. 여전히 어색하게만 보이는 얼굴을 표정으로 설득시켜야 한다.
26일 첫 공개된 영화는 강혜정 연기력 측면에서는 대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연기가 너무 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강혜정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울먹이는 대사들을 계속 내보내는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부담스럽게 느낀 이들이 많았다.
강혜정은 연기생활의 기로에 서있다. ‘허브’가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야 굴레를 벗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