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한 소리에 홀리고… 우아한 몸짓에 취하고…
장사익·국립발레단 해외공연서 호평… 한국 예술성 세계에 알려
시민일보
| 2007-06-03 20:31:31
장사익소리판 뉴욕공연 ‘북새통’
‘장사익의 소리판이 뉴욕을 홀렸다!’ 이 시대 최고의 가객(歌客) 장사익씨가 2일 밤(현지시간) 맨하탄 뉴욕시티센터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삶에 대한 깊은 관조와 혼을 일깨우는듯한 단조(短調)로 ‘자연과 가까운 소리’라는 찬사를 받는 장사익씨는 이날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성공적인 테이프를 끊음에 따라 9일 시카고, 17일 워싱턴 D.C., 24일 LA 등 생애 첫 미주 순회공연의 성공을 예고했다.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2500여명의 관객들이 입장한 것에 고무됐을까.’장사익 소리판 사람이 그리워서’라는 인상적인 타이틀 아래 등장한 그는 ‘허허바다’를 비롯, ‘희망 한단’ ‘찔레꽃’ 등 대표곡들을 혼신의 힘을 다해 열창,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2부에서는 ‘봄날은 간다’’님은 먼곳에’ ‘대전블루스’ ‘봄비’등 70~80년대에 히트한 대중가요들을 특유의 가슴을 저미는 목소리로 풀어헤쳐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재즈밴드와 사물놀이, 아카펠라팀, 해금 피아노 기타 연주자와 조명 음향 등 25명의 전문인력이 함께 호흡을 맞춰 수준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차례의 기립박수 속에 ‘동백아가씨’ ‘아리랑’ 등 앵콜곡을 마친 그가 공연 직후 사인회를 할 때는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극장 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리는 등 복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김선희씨(53 플러싱)는 “장사익씨 공연을 뉴욕 한복판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향의 목소리같은 울림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현장에서 표를 구매했다는 미국인 관객 에릭 피터슨씨(45, 맨하탄)는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왔는데 가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소리를 들으며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다.정말 놀라운 가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한국문화원의 우진영 원장은 “국악과 대중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한의 정서를 뛰어넘는, 이른바 ‘장사익표 목소리’는 진정한 한류의 정서와 리듬을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만하다”고 기대했다.
장사익씨는 구수한 된장 내음이 물씬 풍기는 목소리로 “마음이 세상에 나오면 노래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내 노래는 내 인생을 담은 것일 뿐 특별한 음악세계랄 것도 없다”며 “같은 하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먼 곳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생각에서 왔다”고 전했다.
폴란드 우츠 국제발레페스티벌
국립발레단이 제19회 우츠 국제 발레 페스티벌에서 유럽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국립발레단은 5월 22,23일 폴란드 우츠오페라발레 대극장이 주최한 페스티벌에 초청돼 ‘백조의 호수’를 공연했다.
공연 후 10여분에 걸친 커튼콜이 끝나고 객석에 불까지 켜졌는 데도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기립박수를 보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그간 세계 유수의 발레단이 참여해온 이번 행사에 초청된 것만으로도 예술적 완성도를 인정받은 것인데 이런 관심은 뜻 밖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막이나 소품 위주의 공연을 하는 다른 공연단체와 달리 국립발레단은 전막 작품, 그것도 발레의 아름다움을 최대화해 보여줄 수 있는 ‘백조의 호수’를 선택해 더욱 많은 박수를 받은 듯하다”고 전했다.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스타니슬러프 디즈바르디스는 “매우 아름다웠고 모두의 테크닉이 정확했다. 고도의 기술을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우아하게 소화해 내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한국 무용수들의 국제 콩쿠르 수상은 당연하다”고 극찬했다.
현지 언론들 역시 “최근 페스티벌 공연 중 가장 뛰어났다. 각각의 무용수 모두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으며 전체적인 기술, 예술 면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국립발레단은 이번 행사를 통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9월 초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고집쟁이 딸’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우츠 국제발레페스티벌은 1968년 비엔날레 행사의 하나로 출발했다.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재미있는 공연들 덕에 발레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발레 페스티벌로 자리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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