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녹이는 따뜻한 전화응대
박은진(인천남부서 경무계)
문찬식 기자
| 2010-01-12 18:37:53
벌써 10년도 더된 일이다. 20대 초반 운전면허 취득이 어른이 되는 하나의 통과의식처럼 생각하던 시절 운전면허를 취득하려고 알아보던 중 인천은 면허시험장이 한군데여서 사람이 많아 오래 걸리니 서울에서 면허를 따야 빠르다는 주위의 말에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00운전면허시험장에서 응시하려고 위치를 물어보려 전화를 했다.
수화기 너머로 여직원이 전화를 받아 나름 공손하게 "그곳을 찾아가야 하는데 인천에서 어떻게 가야하느냐"고 묻자 전화받은 직원이 위치설명을 잘 못하고 머뭇대던 중 갑자기 다른 여직원이 전화기를 확 들더니 "위치는 본인이 알아서 찾아와야지, 우리가 일일이 위치를 알려줘야 하냐. 우리가 그렇게 한가하냐"며 마구 나무라며 말했다.
어린 나이에 위치한번 물어보려다가 호되게 당한 나로서는 그 사람이 무서워 그냥 예 예하다가 전화를 끊었는데 그때 일이 충격이어 당분간 면허고 뭐고 따고 싶은 생각도 안들고 면허시험장 근처도 가기 싫었었다. 그때 나에게 친절하게 위치를 잘알려 줬더라면 난 어쩌면 면허도 훨씬 일찍 취득하고 사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그렇게 민원인에게 답변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사례로 몇년전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견디다 못해 모 기관에 전화해 상담을 한적이 있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층간소음에 관해 뾰족한 해결책이 없음에도 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다양한 방안제시 및 이웃끼리 조금만 참아보시라고 한 이름모를 상담관은 정말 고마운 분이다.
지금은 의식도 많이 전환되고 전화친절에 관한 교양도 자주 실시해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아직도 불친절한 태도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직원들도 더러 있다. 보이지 않는 만남을 소중히 하고 친절한 전화 상담을 하는 것이 고품격 치안행정서비스를 실천하는 것인데... 근무처가 경찰서다보니 단순 민원보다는 주로 항의성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그럴때 우선은 전화건 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 해도 상대방은 위안이 된다고 한다. 몇년전 시끄러운 윗층 때문에 화가나서 전화한 나를 윗층집과 싸우지 않게 했던 그 상담관처럼 우리도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면 세상은 점차 아름답게 변해갈 것이다. 2010 새해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전화로 인해 감정 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