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한 감독 “러브신 절제… 감정 자극하는 노출 정도”

“‘사요나라 이츠카’는 내게도 운명적인 작품”

차재호

| 2010-04-12 14:19:30

‘러브레터’나카야마 7년만에 스크린 복귀… 관능미 드러내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의 이재한(39·사진) 감독과 영화 ‘러브레터’(1999)의 나카야마 미호(中山美穗·40)가 만난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가 15일 국내 관객의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일본에서 개봉, 135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영화 ‘괴물’(2006)의 흥행 기록을 넘어선 영화다.

이 감독은 “배우와 작품, 감독이 여러 측면에서 궁합이 잘 맞았다. 운명적인 작품”이라고 밝혔다.

태국을 배경으로 4개월 동안의 운명적인 사랑에 얽힌 세 남녀가 25년 뒤 예상치 못한 재회를 한다는 러브스토리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사이의 괴리를 파고들었다.

‘러브레터’에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던 나카야마를 주목해야 한다. 이 영화로 7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프랑스에서 두문불출하던 그녀다. 이 감독은 “러브레터를 통해 알게 됐고, 좋아한 배우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그가 도우코 역에 적격이라고 생각했는데 흔쾌히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사요나라 이츠카’는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츠지 히토나리(51)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공교롭게도 나카야마와 츠지는 부부다. 이 감독은 하지만 “미호가 히토나리의 부인이라 영화에 출연한 것은 아니다. 히토나리는 부인이나 나를 위해서 전혀 영화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힘내라”는 정도의 메시지만 전해왔다고 한다.

‘러브레터’ 중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한 눈에 반한 남자를 무작정 찾아가 속옷을 벗어버리는 관능미를 드러낸다. 이 감독은 “아주 매력있는 배우”라며 “굉장히 섬세하고 준비가 철저하다.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추어올렸다.

영화의 에로티시즘에는 “상상 외로 수위가 높다”, “감정이 잘 전달된다”는 현지 관객반응이 나왔다. 이 감독은 “관객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며 “러브신을 집요하게 다 묘사하면 내러티브가 정지된다. 이는 영화에 도움이 안 된다. 감정을 자극하는 노출 정도”라고 설명했다.

비극적 요소가 강한 영화다. 전작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 감독이다.

또 촬영이 한창인 영화 ‘포화 속으로’ 역시 비극이다. “비극이 여운이 남는 것 같다. 비극 속에서의 진실 찾기가 오히려 더 와닿는다”는 고백이다. 그러나 “차후에는 희극, 청춘물, 디즈니물 등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김혜자(69), 이순재(76) 등 원로 배우들도 탐낸다. ‘포화 속으로’에서 짧지만 중요한 구실을 한 국립극단의 백성희(85)를 언급하면서 “관록이 있는 배우들의 좋은 성품과 마음가짐, 캐릭터 분석 능력, 표현 방법 등은 수십년간의 연기경험이 바탕이 된다”며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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