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선배와 작업하며 삶 배워 팬들 사랑에 감사하고 겸손해야죠”

인터뷰 배우 백성현

관리자

| 2011-04-04 15:59:00

“연기는 다른 것보다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해요. 잘하고 싶거든요. 작품분석 등 파고들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요.”

일찍 피는 매화보다 때가 되면 활짝 피고 싶다. 단기간에 목표점에 도달하기보다는 과정에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백성현은 학교생활이 우선이어서 쉴 때는 밀린 과제를 하느라 더 바쁘다.

백성현(22·사진)은 최근 끝난 KBS 2TV 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 8부작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노력형 모범생 ‘박무열’의 모습 그대로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영광이 형이 매일 박무열 같다면서 ‘뻔한 놈’이라고 놀렸어요. 다른 친구들도 ‘형은 박무열이야’라고 말하더라구요. 드라마를 떠나서도 한 번에 두 작품은 못했던 것 같아요. 항상 학교가 우선이어서 매년 한 두 작품씩 했어요.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도 감독님께 졸라서 한 번도 안 빠졌구요. 촬영이 있을 때는 30분에 한 과목씩 시험을 치르기도 했어요. 출석도 꼬박꼬박하는 편인데 날씨가 저를 부른다거나 재미있는 영화가 갑자기 보고 싶을 때는 일탈을 즐기기도 하죠. 하하.”

올해로 연기 18년째인 백성현은 1994년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통해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당시 이웃에 살던 탤런트 이의정(36)의 어머니는 동요 대신 ‘소양강 처녀' 등 트로트를 맛깔나게 부르던 다섯살 꼬마에게서 연기 자질을 발견했다. 그 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연기학원 문을 두드리면서 연기는 백성현의 운명이 됐다.

삐뚤어진 사회에 울분과 설움을 느끼는 ‘견자’를 연기한 영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을 통해 배우로서 방향설정을 확실히 했다. KBS 2TV ‘그저 바라만보다가’에서는 열혈남아, MBC TV 시트콤 ‘코끼리’에서는 학교 ‘짱’에다 ‘꼴통’을 연기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KBS ‘해신’에서 함께 호흡한 강병택 PD와 신선한 대본 그리고 선배 연기자 김상경(39)의 출연에 이끌렸다.

백성현이 연기한 박무열은 마지막회에 괴물로 변하는 인물이다. 변화를 너무 빨리 암시하지 않으면서 복선과 감정을 충실히 쌓는 것이 힘들었다는 백성현은 성준(21)을 구하는 장면, 최종회 괴물이 되는 장면, 옥상 신과 취조실 장면 등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힘들고 아쉬웠던 점도 있다.

“스태프들이 눈을 준비하느라고 몇 시간씩 고생하셨어요. 강원도에 갔을 때는 오히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촬영이 힘들었던 적도 있구요. 또 16부작에서 8부작이 되다보니 내용전달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원래는 좀 더 단서를 드렸어야 했는데…. 모범생 박무열의 이미지가 덜 부각돼 아쉽기도 하구요."

연예인이지만 정작 본인은 연예인이길 사양한다. 학창시절 자신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싫었던 백성현은 학교 친구들이 “연예인이래, 방송활동 하는 애”라고 말하면 “내가 왜 연예인이야”라고 대꾸하며 싸우기도 했다.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공인으로서 책임감은 있지만 연예인으로서 특권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주종목이 연기일 뿐이죠. 황정민 선배와 영화를 함께 찍으면서 감사하는 삶을 배웠어요. 내가 특권이 있어서가 아니라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있어서 내가 있고, 나를 만들어주는구나. 그리고 사랑받는 것에 항상 겸손해야 되겠구나…."

백성현은 이유가 있는, 설득력 있는 배역이 좋다. 또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화이트 크리스마스’처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이 좋다.

“이제는 연기를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하면 할수록 어렵고, 해도 해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죽을 때까지 고민하면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당분간 준비기간을 조금 더 가지면서 연기 공부를 더 하려구요. 이제 더 이상 성장단계가 아니라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해야 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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