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 현실을 파고든 서스펜스! 여름 극장가에 ‘깊은 울림’

서문영

  | 2016-07-14 15:45:29

▲ 사진=이수C&E 경쟁에는 양면성이 있다. 경쟁은 좋은 자극으로 작용해 사람을 발전케 하는 요소도 있는가 하면 지나친 이기심으로 발현돼 인간을 천박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 어쨌든 현시대는 경쟁사회다. 이같은 상황 속 장르적 매력으로 현실을 파고든 작품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 ‘트릭(감독 이창열)’이 그렇다. 지난 13일 개봉된 ‘트릭’이 관객들에게 주는 울림은 무엇일까.

이 작품은 경쟁 속에서 낙오자가 된 인물이 얼마만큼 나빠질 수 있는지를 피력하고 있다. 영화 속 시한부 인생인 김도준(김태훈)의 아내 최영애(강예원)는 세속적인 이치를 쫓다 점차 탐욕스럽게 변해가는 것. 영애는 처음 진심을 다해 남편의 곁을 지키던 순순함이 가득한 아내였다. 이 모습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담기자 영애는 세간의 인기를 누리게 된다. 그러자 그는 마치 여배우처럼 일종의 ‘이미지 관리’에 들어가는 등 다른 사람으로 망가져 간다.
▲ 사진=이수C&E
이 가운데 이석진(이정진)은 PD로서 조작되고 가공된 ‘악’을 실감나게 표현해낸다 . 그러나 그의 악의는 따지고 보면 자신의 역할에 집중한 것이므로 죄가 있다면 목적의식이 투철했다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이 경쟁사회의 모순이기도 한 것. 영화에서 경쟁은 시청률로 은유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충실할수록 악랄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군상은 경쟁사회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이수C&E
그렇다고 하더라도 방송 관계자들이 시청률의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완벽한 묘수가 있을까. 현실이란 이름은 이를 쉽게 용납하지 않을 터. 그렇기에 ‘트릭’은 역설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무와 탐욕을 구분해야 된다고. PD로서의 사명감과 탐욕은 전혀 다른 것이기에 그렇다. 이석진 PD는 욕망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의 심경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 남의 불행을 딛고 일어선 성공은 명예로울 수 없다. 그렇게 ‘트릭’은 경쟁사회의 모순과 이에 얽힌 사람들의 희비극을 실감나게 풀어내고 있다.
▲ 사진=이수C&E
‘트릭’은 7월 극장가에 가장 풍자적인 작품이다. 더불어 폭넓은 장르적 매력으로 활력을 띄고 있다. 무더위 속 현실을 비틀며 나아간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폭넓은 공감대와 임팩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트릭’은 트릭을 통해 트릭을 폭로한다. 여기에 이정진, 강예원, 김태훈의 호연이 더해지자 극의 긴박감이 압도적으로 증폭됐다. 서스펜스극의 진면목을 기대케 한다. ‘트릭’이 작품의 강정과 특색을 통해 올 하반기 극장가에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전국 스크린에서 절찬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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