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희망을 안고 길을 가다

    기고 / 시민일보 / 2021-09-26 1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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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섭 (사)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사무국장


    무엇보다 코로나19가 가라앉고 평화로운 일상으로 되돌아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다. 퇴직 후에 대한 원고 청탁을 받고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지난 해를 뒤돌아 본다. 2020.6.30일, 부천시청에 마지막 출근을 했다. 1987년 대학 졸업 후, 1988년 7월 공직을 시작해 33년을 지키고 머물렀던 길을 떠나야 했다. 지인이 마련해 준 점심을 먹는 등 그렇게 마지막 날을 보내고, 다음날 제주도로 떠났다. 부천시 공직을 추억으로 남기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제주도에서의 45일간의 생활은 올레 길을 통해 과거의 미래였던 오늘, 내일의 과거인 오늘을 걸었다. 그동안 한 길을 걸었으니, 이제는 다른 길을 걸어야 했다. 이 길을 가야 하는지, 이 길의 끝은 어딘지 갈림길에 서 있었다.

    그동안 인생이모작에 대해 선배들이 걱정하며 보내는 것을 듣고 보아 왔다. 나는 어떻게 될까,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평생학습, 네트워크 형성, 자격증 취득 등 준비를 했다. 그러나 현실은 C19, 경제, 정치, 실업율 증가 등 취업의 절벽은 너무 높았다. 퇴직이라는 말은 또 다른 불안과 걱정이 되고, 주변에서 뭐할 거야, 준비는 되었잖아, 연금 받는데 뭘 걱정이야 등 얘기였다. 아무튼, 공직이라는 평생 직장을 다니는 동안 세 자녀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청년으로 부모를 기쁘게 해 주었고, 여기까지 오는데 함께 해 주신 가족, 선배, 동료, 후배, 주위의 많은 분들께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나는 퇴직은 했지만 은퇴는 하지 않았다. 사전적 퇴직은 ”정규적인 고용이나 어떤 특정한 작업활동 형태로부터 물러난 상태“라고 되어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퇴직 개념은 근래에 생긴 것으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그 전에는 낮은 예측 수명과 연금제도의 부재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을 때 까지 일을 계속하였다. 독일은 1889년 퇴직 혜택을 도입한 최초 국가라고 한다. 그럼 은퇴는 무엇인가?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 생산활동은 중지했지만 지속적으로 소비는 하고 있는 삶의 형태로 단순히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의미하는 퇴직과는 차이가 있다“라고 한다.

    흔히들 퇴직과 은퇴를 같이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싶다. 아무래도 퇴직은 우리 인생에서 누구나 일어나는 일이지만 청년 때보다 중년, 또는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생을 살아오면서 퇴직은 여러 번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생각해보면 퇴직하고 입사하고, 다시 퇴직하고 입사하는 활동을 반복한다. 그러니 퇴직은 다시 직업 활동을 하고 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퇴직을 해보니, 주변에서 퇴직이라는 말 대신 은퇴라는 말을 사용하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우리 사회에서 60세가 넘어 퇴직을 하고 다시 취직을 해야 한다는 현실은 너무 어렵고 창피하다고 한다. 60세라는 나이는 사회가 받아주지 않는 기준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사실 퇴직하고 싶지 않았고, 은퇴는 더더욱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건강상태도 크게 좋아졌다. 이제, 중년이 되고 고령화가 되어가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할 수 있고,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고령화가 부담이 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취업의 기회는 줄고, 생산가능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현실에서 고령화 상황을 사회적으로 적극적으로 부양하고 견인하여 중년이후에도 은퇴하지 않고 일을 하면서 노후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길어진 우리 인생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경제적인 문제, 건강과 사회적 관계, 여가활동 등 행복한 노년의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 일을 할 수 있음에도 퇴직을 했다고 해서 직업과 사회활동에서 은퇴하게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대단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정년을 연장하고, 노인의 기준을 더 높이고, 사회활동에 자연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변화에 늘 늦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중년의 워라벨을 기대하지만, 미래에 어찌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사회는 지금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조급함을 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에게 찾아 온 새로운 직장은 행운이었다. 33년 동안의 행정경험과 사회적 공익활동을 했던 것들이 현 직장에서 아주 유용하게 기여하고 있다. (사)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에서는 재가노인복지 및 노인장기요양 사업의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대안을 찾아 노인복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근무하는 동안 어르신들을 위해 조직의 발전을 돕고, 전직 공직자로 인생이모작의 모델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내 인생에서 퇴직은 있어도 은퇴는 없다. 내일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린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과 내일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점점 수명이 늘어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퇴직은 있어도 은퇴는 하지 말자. 일상의 주인은 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도전과 열정으로 살아 보자. 변화하는 세월과 환경 속에서 앞으로 많은 날을 살아야 한다. 늘 희망을 안고 겸손하게 가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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