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밀봉 무덤방 첫 확인
[해남=정찬남 기자] 전남 해남군은 국내 최대규모 장고형 고분인 방산리 장고봉고분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지난 14일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2020년부터 1년여간에 걸쳐 실시된 발굴조사의 성과를 보고하고, 전문가 토론을 통해 고분의 성격과 그 의미에 대해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해남 방산리 장고봉 고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장고형 고분으로 1984년 존재가 알려졌으며, 1986년 2월 전라남도 기념물 제85호로 지정됐다.
2000년 도굴 구덩이가 노출돼 국립광주박물관에 의해 간단한 시굴조사가 이뤄져 유물은 이미 도굴됐음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고대 일본의 무덤 양식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한일 고대사 연구의 중요한 유적으로 주목을 받아왔으며, 영산강유역 마한문화권 복원과 관련한 해남지역의 유적을 재조명하는 사료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마한문화연구원이 실시한 발굴조사 결과 장고봉 고분이 82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인 것은 물론 완전하게 밀봉한 무덤방 형태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등 국내 남아있는 장고형 고분의 성격을 밝히는 상당한 자료를 확보했다.
기존에는 76m로 알려져 있었으나 조사를 통해 확인된 주구를 포함하면 82m에 달하는 정확한 규모가 파악됐다.
무덤방 입구에서는 무덤방을 폐쇄한 후 의례를 지낸 제기와 토기가 출토됐으며, 1점에서는 조기로 판단되는 생선뼈도 확인됐다.
축조기법과 출토유물로 보아 5세기 후반~6세기 전반 경 축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덤방의 구조는 상부 전체를 회색점토로 완전하게 밀봉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됐다.
석실 내부에 물이 스며드는 것을 완벽하게 방지하는 석실구조와 함께 토기류, 철기류 등이 출토돼 고분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확보됐다.
고분의 외형은 일본의 전방후원분(앞부분의 형태는 네모이고 뒷부분의 형태는 원형)과 닮아 있고, 무덤방의 하단 벽을 거대한 장판석으로 만들고, 무덤방 입구에서 제사를 지내는 흔적, 무덤방 내부에 붉은 칠을 한 형태 등은 일본 큐슈지방에서 확인되는 무덤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특이한 형태의 널길 형태, 무덤방 덮개돌 아래에 대형의 판석을 얹은 구조, 무덤방 상부 전체를 점토로 덮은 양상 등은 일본 고분과 차별화 된다.
또한 무덤방 입구에서 확인된 토기 역시 영산강유역에서 유행한 토기 제작기법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외형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만으로 축조집단을 왜인으로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해남 북일면 일대가 바다와 접해 있고, 해안에서 내륙으로 연결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고분의 축조집단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제기됐다.
군은 앞으로 방산리 장고봉고분은 물론 북일면 일대의 고분군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조사를 실시해 국가사적 지정을 신청하는 한편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마한문화권 복원과 역사문화 정통성 회복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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