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초시설과 악취

    기고 / 정찬남 기자 / 2021-10-13 15: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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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규현 광주환경공단 하수시설팀장

     
    사람은 오감으로 외부의 변화를 감지한다. 오감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다섯 가지 감각으로 몸에 있는 감각 수용기관의 종류로 분류된다.

     

    시각은 눈의 망막, 청각은 귀의 달팽이관, 후각은 코의 점막, 미각은 혀의 미뢰, 촉각은 피부가 수용기관이다.

    인간의 오감 중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후각이다. 후각은 공기 중의 기체성 화학물질을 감지해 코점막에 있는 수천만 개의 냄새를 맡는 세포에서 특정 물질을 감지하고, 인식된 냄새 정보는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그러나 후각의 또 다른 특징이 쉽게 피로해지고 감각이 무뎌진다는 것인데, 이를 ‘선택적 피로현상’이라고 한다. 이 현상으로 인해 냄새나 향기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1분 정도만 지나면 약 70%의 민감성을 상실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삼겹살을 파는 식당에 처음 들어설 때는 냄새가 불쾌하다고 느끼지만, 몇 분 후에는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또 집에 돌아오면 머리, 피부, 옷에 온통 찌든 듯한 기름 냄새가 배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는 냄새에 대한 감각기관의 순응인데 같은 냄새에 대한 피로, 악취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후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선호하는 취향, 어릴 때부터의 자라면서 익숙해진 환경, 자기주관적인 생각 등에 따라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달라진다.

     

    치킨을 즐기는 사람은 통닭집 앞을 지나는 것이 즐거울 수 있지만, 닭고기를 먹지 않거나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역겨워하며 통행을 불편해할 수도 있다. 이렇듯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같은 냄새도 향기와 같을 수도 있고 악취도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미, 재스민과 같은 여러 종류의 꽃에서 나오는 향기의 주성분은 스카톨 또는 3-메틸인돌이라는 인돌 계열에 속하는 유기화합물이다. 때문에 스카톨은 많은 향수와 방향 화합물에서 향료 및 보류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스카톨이라는 이름은 대변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어원인 skato-에서 파생되었다. 또한 대변에서 나는 악취의 주성분이 바로 암모니아와 스카톨이다.

    우리 주변의 악취를 돌아보자. 사람이 생활하고 살아가는 일상의 움직임에는 자기 신체에서 나오는 땀과 배설물 등이 항상 동반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고, 음식을 먹고, 생활하고, 씻고 잠을 자는 하루의 모든 행동에는 많은 냄새를 유발한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잘 느끼지도 못할뿐더러 악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많은 악취를 만들고 있으면서도 자기자신은 냄새 없이 깨끗하다고 착각을 한다. 그러나 사실 자기 주변의 냄새는 나지 않거나 없앤 것이 아니라 청소, 세척과정을 통해 주변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악취는 어디로 간 것일까?

     

    물과 함께 씻겨진 하수와 폐기물은 하수관로나 차량 등을 통해 환경기초시설로 이동되어 한 곳에 모이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광주환경공단은 150만 광주광역시민이 버리는 대부분의 하수와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하루 72만톤의 생활하수와 1,000여톤의 분뇨, 450톤의 음식물쓰레기 등 어마어마한 양의 폐기물과 악취발생원이 광주환경공단으로 모이면 매일 쉬지 않고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시설을 가동하고, 오염물질과 악취를 깨끗하게 또는 재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도심의 가장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구 치평동 일원에 호남권 최대 규모의 하수처리장, 음식물자원화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이 위치해있다.

     

    광주광역시청과의 거리가 불과 1km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광주환경공단의 위치를 잘 알지 못한다. 혹여라도 혐오시설로 인식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위치를 알리지도 않고, 공단의 비영리적 특성상 예산구성 대부분이 오염물질 처리와 시설 운영비로 이루어져 있어 홍보 분야가 다소 소극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광주환경공단에서는 악취방지법상의 악취 처리시설의 배출구 농도가 500배임에도 처리목표를 법적 기준 대비 60% 수준인 300배로 강화하여 관리하고 있고 대부분 사업장의 부지경계선 악취는 5배 이하, 우리 일상생활 악취 수준으로 측정되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외부 악취 전문기관에 의뢰해 보다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악취 처리 및 유지관리가 되도록 기술진단도 병행하며 그 결과에 따라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거나 노력해 환경기초시설에 악취저감시설을 보완하고 악취 제로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환경기초시설 ‘광주환경공단’은 단순히 악취를 발생시키는 혐오시설이 아니다. 언제라도 시민이 방문하면 나와 나의 가족이 버린 오염물질이 얼마나 악취 없이 깨끗하게 처리되는지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을 읽거나 직접 방문해보는 것을 통해 환경기초시설을 혐오시설로 치부하는 인식의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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