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후 ‘명-청 갈등’ 폭발 예고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6-05-18 10: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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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벌어지는 ‘명-청 갈등’이 급기야 정청래 대표의 ‘집단테러 모의’ 제보사태로 비화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에 대한 ‘집단테러 모의’ 제보가 있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반청(반정청래) 움직임이 과열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사실상 친명(친이재명)계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은 제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튜브 채널 ‘깨어있는대구시민들’ 게시판에는 “쩔래(정 대표) 암살단 모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캡처 자료가 올라왔다고 한다.


    캡처에서는 해당 메시지에 다섯 명이 ‘좋아요’를 표시했고, 한 이용자는 “쩔래 암살단 가입 신청한다”라고 적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관리자는 “‘뉴이재명’을 참칭하는 자들이 멸칭(蔑稱)을 넘어 정 대표 암살단을 모집한다는 글까지 올렸다”라고 했다.


    급기야 논란은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성향의 구주류 지지층과 강성 친명 성향 지지층 간 갈등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정 대표 지지층이 주로 활동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선 “(유세장에) 정청래 얼굴을 못 비치게 하면서 당권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으나, 이른바 뉴이재명으로 불리는 지지층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심 없이 봐도 조작 느낌”이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당내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청래 암살단’의 실상은 ‘명청대전’의 결과물인 모양”이라고 꼬집은 것은 그래서다.


    장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지자들의 SNS 단체방에서 암살 모의가 있었다고 한다. 이재명의 뜻을 거역했다고 ‘암살’이라니 무섭다”라며 “이재명 주변의 수많은 죽음이 떠오른다.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는 정청래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할 것 같다”라고도 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표 떨어질까 봐 ‘쉬쉬’하는 데에도 이런 갈등이라면 선거 끝나고 벌어질 명-청 갈등으로 인해 당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


    무소속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가 18일 성명을 통해 "오만한 정치 권력에 맞서 도민만 믿고 민주주의의 길을 걸어가겠다"라고 밝힌 것은 그 징조다.


    김 후보가 지적한 ‘오만한 정치 권력’은 바로 정청래 대표다.


    실제로 김 후보는 "민주주의는 특정 권력의 사유물이 아니다, 독단과 오만으로 민심을 좌지우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시민들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롭지만, 당당한 무소속의 길을 선택한 것은 민주당 정청래 지도부의 전횡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였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 이원택 후보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상황이다. 이는 김 후보 개인을 지지하는 표심에 친명계 표심이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만일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승리한다면 친명계는 정청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으로 전개되는 것을 놓고도 친명계와 친청계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친명계는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하면 당 대표 책임론을 전개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정원오 후보가 패하면 ‘정청래 리스크’ 때문이라는 것,


    반면 친청계는 서울시민들에게 낯선 무명의 정원오가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원픽’이었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맞서는 양상이다. 오세훈에 비해 인물론에서 밀리는 후보를 선택한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정원오 후보가 승리하면 명-청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겠지만 패하면 그 갈등이 폭발할 게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이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입법부에도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당을 끝까지 장악하고 가려는 욕심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정청래 대표가 당 대표 연임을 위해 당권을 놓지 않으려는 욕망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다. 두 사람의 과욕이 정치를 망가뜨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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