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폭락하면서 조기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들이 이 대통령의 당부를 외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청래 당 대표뿐만 아니라 그의 강력한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폐지”에 힘을 싣고 나선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과 19일 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보완수사권 전면폐지 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최소한의 예외를 두는 게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지만, 정 대표와 김 총리는 콧방귀조차 뀌지 않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높다면, 그래서 당을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다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간곡한 국회 숙의 요청에도 정청래 대표는 “보완수사권은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며 이 대통령과 다른 강경한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정 대표를 외곽에서 지원해 온 유튜버 김어준 씨도 보완수사권을 전당대회 핵심 이슈로 부각하고 나선 상황이다.
정 대표는 22일 친청계 성향이 강한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검찰에) 숟가락만 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주면 그 수사권으로 칼을 만들어 정권에 들이댈지 모른다”라는 자신의 최고위원회 발언을 올리며 “보완수사권 전면폐지. 동의하시면… 1번!”이라고 적기도 했다.
정 대표가 지지층에 사실상 8·17 전당대회 출마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민주당의 기호를 의미하는 것과 동시에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기호를 가리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자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도 같은 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총리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간담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이 문제(보완수사권 폐지)는 지방선거 전인 5월 전에 제가 오히려 먼저 빨리 끝내자고 당에 제안했던 사안"이라며 "그때 오히려 당에서 '늦추자'고 했던 것이기 때문에 오해 없기를 바란다"라고도 했다. 강성 당원들이 '김 총리가 검찰개혁에 소극적'이라 비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논의를 미룬 것은 자신이 아니라 당이었다고 반박한 셈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총리마저 레임덕에 빠진 이재명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것보다 차라리 강성 당원들이 선호하는 ‘보완수사권 전면폐지’에 힘을 싣는 것이 경선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모양이다.
실제로 전당대회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레임덕에 빠진 이 대통령이 아니라 표 행사에 적극적인 민주당 권리당원들이다. 그런데 권리당원 가운데 다수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찬성하고 있다. 김 총리가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폐지”에 힘을 싣는 것은 그래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퇴임 이후 자신이 범의 심판대에 서게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밤잠을 설칠지도 모른다. 대통령 당선에 따라 중단된 재판이 무려 5개나 된다. 대법원에서 유죄취지로 파기 환송된 공직선거법 위반은 설사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지만, ‘대북송금’ 등 다른 범죄혐의는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 따라서 유죄 판결시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퇴임 이후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에 목을 매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데 6.3 지방선거 이후에 공소취소 특검을 밀어붙이려 했던 이 대통령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른바 ‘지방선거의 꽃’이라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함에 따라 공소취소 특검을 밀어붙이기 어렵게 된 것이다. 8.17 전당대회에 승리한 당 대표가 총대를 메고 희생양이 되어준다면 혹시나 하고 기대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민의 반대가 극심한 공소취소 특검을 밀어붙인다는 건 곧 자신의 ‘대권 꿈’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 대표나 김 총리의 최종 목적지는 당 대표가 아니라 대통령이다. 그들이 과연 레임덕에 빠진 이재명 일병을 구하기 위해 그런 자신의 꿈을 포기할까?
아니다. 누구든 죄를 지었으면 그 죗값을 치르는 게 맞다.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