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전한길이 상왕? 그러면 희망 없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25-08-19 11: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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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유튜버 전한길 씨의 장난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개그콘서트처럼 희화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언론인들 사이에선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전한길 대회’가 됐다거나 ‘전한길 블랙홀’이 됐다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져 나올 정도다.


    실제로 김문수 장동혁 안철수 조경태 등 당 대표 후보들이 주인공이 돼야 하는 데 주인공이 아닌 인물이 전당대회를 좌우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의 행보도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로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최근 장동혁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자 그는 지난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 뉴스'에서 장동혁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그것도 김문수 후보가 지켜보는 바로 코앞에서. 당시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장 후보가 김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오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다음 날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장 후보를 앞섰다.


    그러자 전 씨는 예고도 없이 국민의힘 당사에서 농성 중인 김문수 후보를 찾아가 "장동혁 후보를 지지한다고 보도는 오해"라고 발뺌했다.


    실제로 전 씨는 18일 오후 김문수 후보 옆에서 기자회견까지 열고 “보수 유튜브에서 장동혁 지지 얘기가 나온 것은 개인 의견이 아닌 유튜브에 올라온 의견을 말했을 뿐”이라며 “유력한 김문수 후보든 장동혁 후보든 모두 훌륭한 지도자”라고 했다. 마치 양쪽 후보 모두에게 보험을 들어 놓겠다는 것 같아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다.


    그는 스스로 언론인임을 강조하지만, 팩트조차 확인하지 않고 떠벌리는 그는 언론인 자격이 없다.


    당시 그는 지난 광복절 사면과 관련해 갑자기 "민주 시민이면 이런 독재에 대해서 한마디 해 보라고"라며 삿대질을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미향이 3년, 조국 3년 받았다"라며 "경실련(경제정의실천연합)이나 참여연대 한 소리 내는 거 봤나. 그들에게 묻고 싶다. 민주주의가 있냐? 이게 정의인가? 니들에게 시민이 어디있나?"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씨의 주장과는 달리 경실련과 참여연대는 이번 사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 논평을 낸 바 있다.


    실제로 경실련은 "민생·생계형 사면과 함께 논란이 큰 정치인·경제인 사면이 병행되면서, '국민통합'이라는 목표와 달리 오히려 사회적 논란과 여론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의 사면을 두고 "여론이 여전히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민으로서는 "충분한 책임을 졌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참여연대도 경제인 사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언론인의 기본인 사실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전 씨는 자신은 언론인이라고 떠벌린다.


    가관이다. 물론 언론인도 특정 정당을 지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중립이라는 기자의 윤리상 형식적으로는 당적을 갖지 않는 게 기본이고 상식이다. 따라서 언론인이라면 탈당하는 게 맞다.

     

    그리고 언론인이라면 전당대회에서 특정인을 겨냥해 ‘배신자’를 연호해선 안 된다. 그게 무슨 취재 활동인가.


    정말로 언론인이라는 완장을 차고 싶다면 당장 국회 출입 기자 등록 신청부터 하는 게 순서다.
    문제는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전한길 씨가 과연 국민의힘에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점이다. 단언컨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전대 이후 전 씨가 당 대표 위에 군림하면서 상왕 노릇을 할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희망이 없다.


    다행인 것은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전대 이후 전한길 씨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국민의힘에서 사라질 것이란 점이다. 한마디로 유력 당권 주자들이 득표 전략상 내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전당대회 이후 그가 신임 당 대표를 흔들어댄다면 당원들이 나서서 호되게 야단을 쳐야 한다. 제1야당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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