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는 23일 자신을 겨냥해 '울산 KTX역 관련 땅 투기 의혹' 진상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저에게 제기된 울산땅 연결도로 의혹은 전형적인 모함이자 음해"라며 "민주당이 또 자살골을 넣으려고 작정한 듯하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와 울산경찰청이 총동원된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 재판 1심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민주당은 (또 다시) 저를 잡겠다고 진상조사단을 꾸린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1800배 시세차익도 거짓말이고 연결도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18년 (지방선거 때)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 친구 송철호 씨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려고 (경쟁자인 저에게) 온갖 못된 짓은 다 해놓고, 정작 그 송철호 시장 시절 구성된 울산시의회 KTX울산역 연결도로 진상조사 특위에서도 조사를 벌였지만 결국 변죽만 울리다 끝났다"며 "심지어 이 도로계획을 승인한 사람이 바로 민주당 소속 송철호 울산시장이다. 만약 불법이 있었다면 민주당 시장이 왜 문제의 노선을 변경하지 않고 승인했겠냐"고 반박했다.
이어 "세상에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을 뚫어달라고 요구하는 지주를 보았느냐"며 "어떤 음해와 마타도어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진심을 갖고 싸울 것이다.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비공개회의에서) 김기현 의원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며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오늘 중에 (가칭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의혹 진상) 조사단'을 설치할 예정"이라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 후보가) 1998년도에 3만5000평의 땅을 3800만원에 구입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현재 시세로는 몇백억이 되는 것 같다"며 "당시 KTX 노선 변경에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고), 당시 김기현 후보가 국회 국토위(국토교통위원회)에 있었기도 해서 이 부분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후보가) 은퇴 후 목축업을 하려고 했다는 관계자 인터뷰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과연 그 당시에 은퇴 이후 목축업을 할 수 있는 땅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이 부분을 토착 비리 땅 투기 의혹으로 고발하고 즉각 조사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김 후보와 당권 경쟁 중인 황교안 후보는 최근 TV토론에서, 울산 KTX역 연계 도로 설계가 1998년 김 후보가 매입한 임야를 지나는 방향으로 변경되는 과정에 김 후보가 부당하게 개입했고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해 해당 논란을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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