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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택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8일 사직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덕수 대행의 사퇴와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실장은 2022년 7월 한 대행의 총리 취임 이후 총리실 민정실장을 지냈고 2023년 12월부터 총리 비서실장을 지내 한 대행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따라서 그의 사직은 사실상 한 대행의 출마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이 정치권의 원로인 정대철 헌정회장에게 만남을 요청한 것 역시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물론 그가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무소속으로 완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럴 조직도 돈도 없다. 따라서 그가 출마한다면 국민의힘 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이루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모두 한덕수와 후보 단일화를 약속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90%대에 육박하는, 그야말로 공산국가에서나 나올법한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한 이재명 후보를 꺾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국민의힘 경선 최종 승자와 한덕수 대행이 막판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킬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고, 그러면 일찌감치 ‘일극 체제’로 대선준비를 해온 이재명 후보와 한번 해볼 만한 선거판이 만들어질 것이다.
다만 그것으로는 ‘반명(反 이재명)’ 세력의 연대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 퍼즐은 지난 20대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전 대표와 경쟁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다. 구(舊)여권은 물론 구(舊)야권에서도 함께해야만 ‘반명연대’가 완성되는 까닭이다.
그러면 이낙연 전 총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일단 그는 28일 "(다음 달 11일 마감인) 대선 후보 등록을 위해 당 차원에서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라며 사실상 이번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그가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이낙연 전 총리가 창당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국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마침내 청산했고 다음은 당연히 이재명 전 대표 차례”라며 “반(反)이재명에 동의하는 정치 세력이 뭉쳐 '개헌 연정'과 연대를 구성하자”라고 ‘반명 연대’ 구성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최악의 등장을 반드시 막아내고 최악을 최선의 기회로 대반전 시켜야 한다”며 대선의 최대 목표가 ‘이재명 정권’ 출범 저지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반명 연대 범위에 국민의힘까지 고려할 수 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낙연 전 총리와 가까운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낙연 총리도 (한 권한대행에게) 대단히 관심이 많아서 도울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다만 이 전 총리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껄끄러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 전 총리는 한덕수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면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나 손잡는 건 아니다"라며 "위기 극복, 정치개혁, 사회통합 이 세 가지 과제를 위해 어떤 대책을 가졌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돕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이낙연 전 총리마저, 즉 민주당 반명계까지 힘을 합친다면 ‘일극 체제’의 민주당을 무너뜨릴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게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개헌’과 ‘연정’을 고리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제왕적 대통령을 꿈꾸며 개헌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이재명과 맞서 싸우기 위해 모든 개헌파가 힘을 모아 87년 낡은 체제를 청산하자는 구호는 명분에서도 호헌파를 앞선다.
명분에서 이미 이긴 싸움이다. 호헌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호헌철폐’를 외치는 국민 간 싸움으로 선거판이 단숨에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호헌철폐’를 외치던 1987년 6월 항쟁의 함성이 2025년 6월 대선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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