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승소’, ‘이재명 정부 쾌거’라던 정부, 돌연 ‘한동훈 칭찬’... 왜?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5-11-20 12: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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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석 “매도하거나 깎아내릴 필요 없다... 韓 만나면 잘했다고 말할 것”
    정성호 “韓, 가능성 믿고 취소 신청 소신 결정... 평가받을 만한 결단”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한국 정부가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최종 승소를 거둔 데 대해 정치권이 ‘공로 다툼’을 이어가는 와중에 정부 여당이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어서 출구전략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숟가락 얹기’ 공방전에 부담을 느낀 정부·여당의 고육지책 차원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0일 론스타 승소와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한 전 대표 한 사람 역할에 국한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침 일찍 이번 승소의 핵심 역할을 한 분들께 감사 전화를 드렸다”며 “처음부터 이번 일은 정치적 공백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임을 다한 실무자들의 공로라고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누군가의 말 한마디를 이유로 한쪽을 매도할 필요도, ‘의례적 항소’라며 공로를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며 “한동훈 전 장관을 만나면 취소 신청을 잘했다는 말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론스타 소송 승소 후 과거 중재취소신청과 관련해 (숟가락 논란 등)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 사건 중재취소 신청 때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취소 신청을 하느냐는 주장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당시 한동훈 법무장관은 가능성을 믿고 취소 신청을 결정했다”며 “소신있는 결정으로 평가받을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취소소송은 한 장관이 법무부를 떠난 이후 구술심리가 있었고 이재명 정부 들어서 마무리 되었다”며 “정치적 혼란기에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한 법무부 직원들, 정부 대리 변호사 등 모든 관계자들의 헌신이 승소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하면서 각각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 역량을 강조하면서도 ‘공로 귀속’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10여년간 이어진 분쟁이 이재명 정부에서 최종적으로 결실을 맺었다”라며 “정부 조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국가 이익을 지켜낸 성과”라고 기존의 주장을 이어갔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13년만에 론스타 소송에서 대한민국이 승소했다는 기쁜 소식, 4000억원을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와 더불어 더욱 빛나게 된 대한민국을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론스타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이재명 정부의 ISDS 판정 취소 소송 승소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배상금 0원이라는 기적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낸 정부 당국과 실무진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지원 의원은 “전 정부도 잘했고, 한동훈도 잘했고, 현 정부도 잘했다”면서 특히 “(한 전 대표는 당시)법무부 장관으로서 판단을 잘한 것”이라고 한 전 대표의 공로를 특정해 눈길을 끌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법무부에서 국제법무국장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소송한 결과”라며 “공적 귀속을 특정 정권 하나에만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언주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의 소송 제기 결정은 칭찬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현 정부가 승소 소식을 발표하며 국민과 기쁨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숟가락 얹는다’며 공격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소송을 제기한 장본인으로서 ‘정부의 승소를 축하한다’고 말했다면 더 성숙한 지도자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지난 18일 “제가 법무부 장관일 당시 소송을 추진하자 민주당은 승소 가능성 등을 문제 삼으며 강력히 반대했다”며 “뒤늦게 숟가락 얹지 말고 국민께 사과하라”고 정부 여당 인사들의 ‘새정부 쾌거’ 주장을 비판했다.


    특히 이를 두고 ‘업적 공방을 벌인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그는 다음 날 “업적 공방이 아니라 민주당의 ‘가로채기’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종 변론은 2025년 1월, 민주당 정권 출범 전이었다”며 “새 정부가 (‘론스타 승소 과정에서)한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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