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대신 '비례대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특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제3자 뇌물 사건 등의 피고인 신분으로 최대 주 3회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당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에는 자신의 선거 유세에 발목 잡힐 것이란 우려가 있다”라며 “이 대표가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만큼 비례대표로 출마해 다른 후보들의 유세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사법리스크’를 놓고 당내 갈등이 일어날 것을 염려해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비례대표제 선출 방식’을 놓고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이 대표가 침묵을 유지하는 배경도 같은 맥락이 아니냐겠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앞서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제에 무게를 실은 바 있다.
민주당은 정당 득표율을 전체 의석수와 연동해 비례대표 의석을 결정하는 ‘연동형’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21대 총선 이전처럼 지역구 의석과 별개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병립형’으로 입장이 나뉘어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 방향을 논의했으나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의견차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전략으로 보면 병립형이 옳다는 주장과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다양한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의원총회에 이 대표가 불참한 것을 놓고 결론을 낼 생각이 없었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 대표의 애매한 입장이 부각 되면서 결국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 출마나 다른 험지 출마보다는 비례대표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예측도 힘을 얻고 있다.
한 비명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내 다수 의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비례대표 출마에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면서 “사심을 버리고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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