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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 가상 대결에서 보수 잠룡 모두가 큰 격차로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언론은 이를 두고 ‘어대명’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호들갑이다. 하지만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무당층에서 이재명의 한계가 너무나도 뚜렷해 여론조사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은 김문수와의 양자 대결에서 55%의 지지를 받았다. 35%를 받은 김문수와 20%p 차이가 났다.
오세훈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52%의 지지를 받았다. 오세훈은 37%로 이재명보다 15%p 낮았다.
한동훈과 가상 대결에서도 52%의 지지를 받았다. 한동훈은 31%에 그쳐 이재명과 무려 21%p 차이로 크게 밀렸다.
홍준표와 가상 대결에는 52%의 지지를 받았고 홍 시장은 36%였다. 양자의 지지율 격차는 16%p였다.
소위 국민의힘 ‘빅4’로 분류되는 잠룡들이 최소 15%P에서 많게는 21%p까지 이재명에게 밀린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런 수치만 본다면 이번 대선은 국민의힘 후보에게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대통령 선거의 캐스팅보트인 무당층이 이재명보다는 국민의힘 후보를 더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확장성에 한계가 분명한 김문수는 무당층에서 27%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35%의 지지를 받은 이재명에게 8%p 차이로 밀렸지만 다른 잠룡들은 모두 이재명을 앞섰다.
실제로 무당층의 36%가 오세훈을 선택했으며, 27%만 이재명을 선택했다. 오세훈이 무당층에서는 이재명을 무려 9%p나 앞선 것이다.
홍준표도 무당층에서 34%의 지지를 받아 2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이재명을 6%p 앞섰다.
그런데도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민주당 지지층은 결집하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결집하지 못한 까닭이다.
실제로 이재명 김문수 양자 대결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95%가 이재명을 지지했으나 국민의힘 지지층은 88%만 김문수를 지지했다.
오세훈과 대결에선 민주당 지지층 93%가 이재명을, 국민의힘 지지층 86%가 오세훈을 선택했다.
홍준표와 대결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95%가 이재명을, 국민의힘 지지층의 85%가 홍준표를 지지했다.
한동훈과 대결에선 민주당 지지층 94%가 이재명을 지지했으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고작 70%만 한동훈을 선택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93%~95%가 이재명에게 ‘묻지 마’식의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데 반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가장 지지를 많이 받는 김문수조차 88%만 지지했을 뿐이다. 오세훈은 86%, 홍준표는 85%만 지지를 받았다. 특히 한동훈은 고작 70%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국민의힘 대선주자로서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그가 누구든 국민의힘 지지층도 이재명에게 정권을 내어주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고, 민주당 지지층 못지않게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특히 일극 체제의 민주당에선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국민의힘에선 힘든 경선과정을 통해 누구든 최종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컨벤션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당 밖에 있는 ‘용병 윤석열’을 끌어들여 정권교체를 이루었던 당원들의 저력은 이번에도 그런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어대명’은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단순 수치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아직은 패배의식에 젖을 때가 아니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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