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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 밖으로 지연되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당혹감을 넘어 불안감과 초조감에 좌불안석이다.
현재 8명인 헌재 재판관이 만장일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선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민주당 내에선 자칫 기각·각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이러다 26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보다도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최근 당 지도부를 한정식집으로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은 그런 불안감이 작용한 탓일 게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전날 오후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연 것이나,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9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최후통첩'을 날린 것도 그런 불안감 때문이다.
민주당은 야권 성향인 마은혁 후보자가 임명돼 9인 체제가 완성되면 3명이 반대해도 인용 결정을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 대행을 향한 민주당의 최후통첩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오죽 다급하고 초조했으면 이재명 대표까지 직접 나섰겠는가.
실제로 이 대표는 최 대행을 향해 "직무유기 현행범"이라고 규정하며 "이 순간부터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을 하길 바란다"고 섬뜩한 경고를 보냈다.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행태를 비판하는 차원이지만 사실상 테러를 조장하는 선동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상목 대행은 요지부동이다. 실제로 최 대행은 전날까지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은 19일 '야간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그런데 의총에서 뾰족한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기껏해야 탄핵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이 전부일 거다.
실제 탄핵소추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29차례나 탄핵을 남발했고, 인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어 비판 여론이 비등한 까닭이다.
대체 민주당이 이처럼 초조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헌재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마은혁 후보자의 임명을 그토록 간절하고 절박하게 요구하면서 최 대행을 압박을 가하는 건, 헌재의 결정이 본인들의 뜻에 맞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는 것 아니겠는가.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최후변론까지 마친 만큼 헌법재판소 6명의 재판관이 의견 일치를 봤다면 바로 결정할 수 있는데도 결정이 미뤄지는 건 6명의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통상 진행되는 평의 기간보다 벌써 일주일 이상 초과하고 있다는 건, 서로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이미 기각이나 각하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것.
심지어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방송에서 "(문형배 소장대행이) 기각 결정을 하지 않으려고 계속 버티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불안해하는 이유다.
둘째, 민심이 심상치 않은 것도 민주당과 이 대표의 불안감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무차별적으로 탄핵을 남발한 민주당을 향해 이미 국민저항권이 발동된 상태다.
탄핵 반대를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헌재가 절차적 흠결 등을 무시하고 ‘빨리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라’고 하는 민주당과 이재명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록 계엄이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오죽하면 계엄을 했겠느냐는 목소리가 광장을 메우고 있다. 특히 탄핵이 인용되어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은 일당독재체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국민을 광장으로 이끌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런 국민이 두려워 불안하고 초조한 것이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업보(業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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