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문제를 놓고 17일 현재 찬반 격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결정한 여당 내에서는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17일 “한 장관 차출로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에 어려움이 있으면 차관 대행으로 둘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라며 “‘정치 신인’인 한 장관을 영입해 민주당의 86 정치인들과 대비되는 세대교체 구도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선한 에너지로 당 활로를 열어 줄 수 있는 최적의 카드가 바로 한 장관"이라며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 장관이 계속 적임자로 호명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선 정치경함이 있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이나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대위원장에 임명해 당정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당내 상황은 앞서 지난 15일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이날 의총 첫 발언자로 나선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은 “한동훈 장관을 삼고초려로 모셔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을 얻는 분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성호 의원도 '총선 승리를 이끌 분이 한 장관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가세했다.
그러자 김웅 의원은 “우리가 국민의힘이냐 용산의힘이냐. 왜 짜고 와서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미느냐”며 반발했다.
심지어 김 의원은 북한 김정은의 딸 '김주애'까지 동원해 대통령 탄핵 으름장을 놓으며 한 장관 영입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북한에서 김주애(김정은의 딸)를 ‘샛별 여장군’이라고 했는데, 우리 당에서 새로운 김주애를 올리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면 내년 총선 승리는 어렵다. 100석 이하로 가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상황을 보고 싶으냐”고 말했다.
이에 이용 의원이 “그만하라”고 반발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한동훈 장관을, 김학용 중앙위의장은 원희룡 장관을, 이용호 의원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각각 추천한 가운데 이태규 의원은 "우선 안철수·이준석·홍준표 등 대선 연합 전선을 복원한 상태에서 한동훈·원희룡 장관도 함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가진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은 “특정인을 미리 정해 놓은 것은 없다”며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8일 긴급 소집되는 당협위원장 회의를 반영해 비대위원장을 정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당 사무처는 이날 전국의 당원협의회에 18일 오후 국회에서 당 현안 관련 의견 청취를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참석 대상은 당 소속 국회의원 및 전국 시ㆍ도당위원장, 당협위원장 등 200여명에 이른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