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마이웨이’에 속앓이하는 李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6-02-04 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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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과거 친박-친이 갈등보다도 지금의 친명-친청 갈등이 더 심각하다. 이명박도 박근혜를 어쩌지 못했듯, 이재명도 정청래를 어쩌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민주당은 지금 폭풍전야다. ”


    요즘 여의도 정가에서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는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인 1표제’ 도입을 관철하자마자 숨돌릴 사이도 없이 곧바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박차를 가하는 게 갈등의 원인이다.


    실제로 정청래 대표는 자신의 지지 기반인 권리당원을 앞세워 정면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른바 ‘당원 주권 주의’를 명분으로 친명계의 반대에 부딪힌 합당의 골짜기를 건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4일 최고위에서 합당과 관련된 전(全)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한 것은 그런 속셈이다.


    그는 당내 일부 의원들이 합당 반대 목소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 "국회의원과 당원은 똑같은 당원"이라며 "언론에서도 의원 간의 논란, 토론 등만 보도되는데 여기에 정작 당의 주인인 당원의 토론은 빠져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날 ‘1인 1표제’가 당원 주권 강화라는 대의명분 속에 중앙위원회를 통과한 것처럼 합당 이슈 역시 그런 명분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정청래 대표가 이처럼 강하게 ‘1인 1표제’와 ‘합당’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완전한 당권 장악이다.


    지난해 12월 한 차례 부결됐던 1인 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전날 중앙위원회에서 가결됐다.


    이를 두고 117만 권리당원에게 지지세가 높은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발판 삼아 차기 당권 경쟁에서 우위에 설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사실 ‘완전한 승리’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의결정족수인 재적 과반에서 겨우 16명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재적 위원의 찬성률은 52.88%에 불과했다. 반면 반대표는 203명(39.42%)으로 두 달 전 102명(17.11%)보다 두 배가량 늘어났다. 정 대표가 공을 들인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정청래 대표는 이에 대해 “축구 경기에서 1 대 0으로 이기나 3 대 0으로 이기나 이긴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내심 초조할 것이다.


    그가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합당 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합당이 성사되기만 하면 정 대표는 8월 전대에서 손쉽게 연임에 성공할 것이고, 그러면 정 대표는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을 뛰어넘는 민주당의 실세로 자리 잡게 되는 셈이다.


    정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논의를 중단하라는 당내 반발을 일축하고 "합당의 전 과정은 당원들의 뜻에 달려 있다"라면서 합당 관련 토론회와 전 당원 여론조사 등의 추진을 공언한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친명계 4선 중진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더 큰 분열을 부를 합당 강행은 지금 멈춰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 합당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그런데도 전 당원 투표를 강행하면 보이콧을 포함한 조직적인 반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당내 최대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졸속 합당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합당 논의 중단을 주장한 당내 초선에 이어 재선 의원들도 이날 간담회를 열고 조직적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의원들 수에서 친명계가 친청계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청래 대표의 ‘마이웨이’는 이제 이미 가속도가 붙어서 멈출 수가 없다. 지금 급제동을 하면 정청래 체제 자체가 전복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8월 전대에서 민주당 당권을 놓고 유튜버 김어준 씨를 등에 업은 정청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의 뒷배를 믿는 김민석 국무총리 간 대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당-청이 화합으로 갈 수도 있고 극단적 당-청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지금 정청래 대표의 ‘마이웨이’에 가장 속앓이를 하는 사람은 아마도 이재명 대통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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