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협력을 위한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미국 출장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썼다.
특히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역사적인 정상회의를 열어주셔서 감사하다"며 "공유된 비전과 새로운 정신을 가지고 캠프 데이비드를 떠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국에서 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도 한 달 만에 다시 만나 반가웠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이 기념비적인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안보, 경제,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부친인 윤기중 교수의 장례 절차를 마치자마자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고 곧바로 귀국해 1박 4일의 일정을 소화했다.
한미일이 3국 정상회의를 가진 것은 이번이 13번째였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는 여러 부분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주로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려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직 한미일 정상회의를 위해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장소도 특별하다. 이번 정상회의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됐다. 현대 세계사에서 굵직한 회담이 열렸던 장소이자, 미국 대통령만의 공간이기도 하다. 보다 편안하게 3국 정상들이 친교를 다지고, 이번 회의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정상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입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이 자유, 인권, 법치의 공동 가치를 바탕으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증진하고, 역내 안보와 번영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천명한 역사적 장소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공동 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The Spirit of Camp David)과 두 가지 결과 문건인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등을 채택했다.
한미일은 3국 협력 제도화를 위해 정상회의를 최소 연 1회 개최하고, 교장관·국방장관·산업장관·국가안보실장 간 협의도 연 1회 이상 갖기로 했다. 재무장관 협의는 조만간 첫 회의를 가질 예정으로, 향후 정례화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 등 역내외 공동 위협이나 도전 상황시 한미일 3국이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위협, 도전 등은 군사적인 부분은 물론 경제적, 사이버까지 포괄하고, 판단 기준은 '각국의 이익'에 따르는 등 구속력은 없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메커니즘'을 연내 가동해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등 대응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한미일 정상은 최초로 '3자 군사훈련'을 연간계획으로 정례화하고, 안보 협력 범위를 '우주 안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중단됐던 해양차단훈련 및 대해적 훈련이 재개되고, 기존 시행 중인 해상미사일방어훈련과 대잠수함전훈련이 정례화된다.
경제안보·첨단기술·보건·여성·인적교류 등 분야에서의 한미일 협력도 강화된다.
3국은 반도체·핵심광물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에서 핵심 국가를 선별하고 해당국 주재 한미일 재외공관 간 정례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주재국 정책동향과 핵심품목에 관한 정보 교환, 공급망 교란 시 공조 방안 등이 정례 협의에서 논의된다.
한미일은 이와 같은 협력을 토대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한미일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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