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somewhere, anywhere!

    칼럼 / 시민일보 / 2022-05-08 14: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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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세요!'라는 노래가  스피커에서 분수처럼 흩어져,  거리에서 비맞고 서있는 여자의  젖은 스카프처럼 목덜미에 감겨든다. 그녀의 목소리...


    마주앉은 여자의 화장기지운 얼굴밑 하얀 목에서부터 외로운 그림자가 고인 쇄골까지 '여보세요!'의 멜로디가 눈물처럼 흘러 고인다.


    여자가 마주앉아 와인잔을 만지작 거리며 자기가 부른 노래를 듣고 있다. 

    그 여자는 류지수다. 무대에서 폭발적인 샤우팅을 보여주는 그녀는 가수다. 그러나 무대 밖에선 가수처럼 보이지 않아서 사람들은 봐도 잘 모른다.


    그런데, 그녀를 알아본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 의해 전세계인이  알아보는 "싸이"나 "BTS" 처럼  세계적인 "류지수 앓이"가 코로나처럼 퍼져나갈 징조가 보인다.

    그녀를 알아본건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보사노바 그룹 Marchio Bossa다. "LUCI"라는 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탈리아 태생의 유럽의 대표 뮤지션인 그들이 드디어 "류지수"를 발견했다.

    '오치우의 인물채집' 에서도 그녀를 찾아냈다.


    "유럽의 음악방송  챠트에서 10위권 안에 들었대요. 넘 넘 신기하지요?"


    실감이 안나는듯 똥그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같은말을 반복한다. 류지수는 대한민국 어떤 방송차트 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적 없는 가수다.

    "이탈리아 최고의 보사노바팀인 마르치오 보사와의 콜라보 음반 'somewhere'를냈어요. '피포 pippo ' 라는친구가 건반을 연주했고' '피에로 롬바르도 piero Lombardo '가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을 했지요. 저와 '피에로 롬바르도 piero Lombardo'가 주도했던 이번 작업은 진행부터 몽환적이었어요. 어찌보면 온라인 으로만 소통하며 작업 했기 때문에 음원이 나올때까지 다소 현실감이 없었지요. 그런데 나오자 마자 유럽의 대표적인 음악챠트에서 10위권에 랜딩이 됐다니 놀랍지요. 이건 제 능력이 아니라 나를 연단했던 절대자의 뜻이리라 생각이 듭니다."


    평소 날카롭고 신랄한 비평가로 소문난 전문가의 소견 또한 심상잖다.

    "흥겹고 날아갈 듯 상쾌한 보사노바 리듬,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지닌 가사, 여기에 가수 류지수의 상큼한 고음과 매력적인 중저음이 얹혀진 곡, 세계적인 선호도가 보이는 곡 입니다."

    데뷔 19년차의 가수 류지수는 노래를 오래했다.

    휘트니휴스턴의 노래, "I will always love you!"를 따라부르기 시작한게 초딩 때 였으니 참 오랫동안 가수의 꿈을 가지고 살아온 여자다.

    또래 아이들이 뽀뽀뽀를 보며 뽀미언니 노래를 부를때 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곡으로 전설의 힛트곡이 되었던 "I will always love you" 를 들으면서 노래에 빠져들었던 , 그 때 그 여자이이는 지금도 혼미한 상태서 마치 마술주문을 외우듯이 "웬 다이아 ~" 를 읖조리곤 했다.

    "I will always love you"의 핵심 코러스 부분, "and i~ "

    를 "웬 다이야~"로 받아적으며 "사연있는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린 슬픈 여자의 감정으로 그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있다" 며 소탈하게 웃는 그녀에게서 "휘트니 휴스턴"이 가졌던 외로운 눈빛을 발견한다.

    너무 튀었나? "웬 다이야 ~ " 얘기를 듣고나서 그녀의 목소리,눈빛, 웃음과 침묵이 교차하는 순간, 허공에 멈춰놓은 멍한 눈동자와 조금씩 비껴나가는 대화의 엇갈림, 아마도 그녀는 초딩 때 "휘트니휴스턴" 신내림?을 받은듯 하다. "웬 다이야~"라는 주문에 걸리면 그녀의 눈빛이, 목소리가, 제스쳐 까지도 "휘트니휴스턴"의 영매가 접신이 된듯 애잔하게, 그러나 황홀하게 다가온다.

    데뷔한지 19년이 된 가수로 보기엔 너무 앳되보이는 그녀의 가수 이력은 만만치 않다.


    나름 이름난 메니져에게 픽업되어 아이돌연습생으로, 로커로 재즈가수로,탱고가수로, 뮤지컬 가수에서 발라더로 가로세로를 관통하며 초인, 라니, 등 여러개의 예명을 만들며 대중음악공연계를 섭렵한 류지수에게 19년 가수생활에 대해 물었다.


    때때로 사이키 조명 속에서 춤추듯이 살았지만 속절없이 조명이 꺼졌을때, 오직 "이 또한 지나 가리라!"를 읇조리며 세운 밤이 "청춘의 반" 은 될 것 이라고 답했다.

    청춘을  바쳤던 노래 때문에  비가 올 때 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을 달리는 말처럼 세상을 가로질러 왔다.


    2003년, 혼성듀오 "미스터소울 "로 데뷔했다가 정작 스타가 된건 게임속 캐릭터 가수 DND로 존재할 때였다.


    당시 초중고딩 게임 유저들에게 절대적 지배자 였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녀를 알아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메타버스 속으로 영구이주 해서 안주할 수 있었다면 영원히 빛나는 스타가 되었을 텐데...

    느끼한 파스타도 맛이 아니라 멋으로 먹고다닐 나이에 짭짤한 신라면에 밥을 말아 먹거나 때때로 삼각김밥을 먹으면 눈물이 났다.


    "사각형김밥을 반으로 쪼개면 삼각김밥이 된다는 걸 알고나면 세상이 참 쓸쓸해 져요.삼각과 사각의 차이를 결핍으로 느끼는 사람은 정말 드물걸요"

    해질녁에  편의점 의자에  앉아 삼각김밥을 먹으며 바라보는 석양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슬프다 누군가 그랬다. "아프니까 청춘!" 이라고, 참 멍청한 소리다.

    아픔과 슬픔도 구분 못하는 겉 멋든 꼰대들이 아는척 만들어 낸 헛소리다.

    "아버지가 드라마에 나오는 회장님이 아니어서서 슬프고, 엄마의 닳고 닳은 지갑 속의 동전이 슬프고 '신데렐라의 구두'를 신고 다니는 수 많은 여자들의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슬프고 그보다 더 슬픈건 내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사람인지 몰라서 슬펐지요... 그런 청춘을 보내면서 '웬 다이아~'는 나를 슬픔의 강에서 익사하지 않게한 구원의 메세지 였어요"

    청춘이라는  "슬픔의 강"을 건너며 수없는 익사의 유혹에 빠져들 때마다 그녀를 명징하게 깨운 '웬  다이야~' 는 어떤 선지자의 장엄한 복음보다 은혜로웠다.

    그시절, 무대의 부재는 사람의 부재로 이어졌고 혹독한 여러 번의 이별뒤에 그 부재의 실체는 빈곤으로 드러났다. 그녀의 깃발같은 자존감은 사라졌고 자존의 원천인 아버지가 떠나고 난뒤, 비로소 그녀의 사방을 막고 선 벽을 두드려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벽은 두드리면 열리는 대상이 아니었다.


    벽과 문의 차이를 깨닫는데 그리도 많은 시간을 쓰다니...


    그리고 가수 류지수는 비로소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은  애초에 없었다는 걸 안다.


    천국은 특벌한 계단을 올라서 다다르는 게 아니라 물처럼 낮게낮게 흘러 마침내 바다에 다다르면 그 곳에서 품을 수 있는 평화 라는걸 안다.


    마침내 그녀는 강이 스스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만 향하는 물길을 열어 줄 뿐이라는 걸 알고, 홀로 걷고 뛰면서 낮게낮게 흘렀다.


    그리고 세계의 바다같은 "유튜브"에서 또다른 "웬 다이야~"를 만났다.


    "마르치오 보사!" 그야말로 보석같은 "웬 다이야~"를 발견한 그들은 즉시 류지수를 리드보컬로 지목했고 일사천리로 "somewhere" 를 제작했다.

    그리고 유럽의 "어디선가 somewhere" 불려지기 시작 하다가 이제는 "어디서나anywhere" 들려오는 노래가 되어가고 있다.


    "휘트니 휴스턴"의 "웬 다이야~"로 시작됐던 가수 "류지수"의  삶이 새로운 물길을 만나 이제는  분수처럼 솟아 오르고 있다.

    "somewhere!" 이제는 '어디서나any where'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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