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장경태가 믿는 건 금배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5-12-04 14: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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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성추행 혐의를 받는 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명백한 허위라며 피해 여성을 무고로 맞고소하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사람 가운데 4명이 성추행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려주었고, 단 한 명만 장경태 의원에게 유리한 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한 사람은 피해 여성으로부터 별도의 성폭행 미수 혐의로 고소된 상태여서 진술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피해 여성은 장경태 의원을 성추행 혐의로, 그리고 그 남성을 성폭행 미수 혐의로 각각 고발한 상태다.


    그러니까 진술의 신빙성을 믿을 수 없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현장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셈이다.


    그런데도 장 의원은 되레 피해 여성을 무고로 맞고소하는 비상식적인 일을 벌인 것이다.


    대체 무엇을 믿고 저러는 것일까?


    장경태는 정청래 대표를 믿는 것 같다.


    통상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탈당하고 나중에 일이 마무리된 뒤에 슬그머니 복당하는 게 관례처럼 되어 있는데도 그가 버티기로 일관하는 건 정청래 대표가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당내에서 정 대표의 핵심 측근인 장경태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정청래 대표가 신속하게 윤리감찰단에 조사하라고 지시했지만,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일주일째 아무런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아마도 정청래 대표의 말과 의중이 다르다는 걸 간파한 때문일 것이다.


    당 안팎에서 “피해자와 목격자 증언이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당이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비판이 나오는데도 윤리감찰단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그래서다.


    이건 정청래 대표가 장경태 의원을 보호해 주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의원 중에선 노골적으로 장경태의 성추행 혐의를 옹호하며 피해 여성에게 2차 가해하는 사람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과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당시 피해 여성을 ‘피해 호소인’이라고 조롱하며 2차 가해를 했던 것과 유사하다.


    장경태가 또 믿는 건 다수당 금배지의 힘이다.


    실제로 장경태 의원은 3일에도 평소처럼 버젓이 국회 법사위에 나와 의정활동을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성추행으로 수사받는 사람이 법사위에 앉아 경찰청장을 상대로 질의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양심이 있으면 들어오지 말았어야 한다. 나가서 무죄를 입증하고 돌아오라”라고 요구했고, 같은 당 주진우 의원도 “준강제추행 혐의 고소돼 있는데 이해충돌”이라며 퇴장을 촉구했으나 장경태는 콧방귀조차 뀌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런 장경태를 응원하는 참담한 일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그는 '변호인단' 입장문을 통해 TV조선이 보도한 영상 원본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특히 취재원인 피해자와 기자의 통화 내용을 제출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한국기자협회 윤리 강령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취재원을 보호한다"라고 명시돼 있는 데 이에 반하는 요구를 한 셈이다. 기자 윤리 강령 따위를 우습게 아는 다수당 국회의원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장담한다.


    집권당 정청래의 대표가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고 해도, 다수당 금배지의 위력이 아무리 막강하다고 해도 추악한 성범죄 의혹이 사실이라면 장경태를 보호하는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물론 그런 힘들이 잠시 진실규명을 늦출 수는 있겠지만, 영원히 진실을 묻어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장경태 의원은 지금 하나의 죄를 덮기 위해 다른 범죄를 더 저지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이미 그런 지경에 이르렀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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