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찬 “양당 총력전에 판 커져, 지도부 반성해야”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평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2일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에 경고를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의원은 “유죄 판결이 난 다음 석달만에 사면하고 또 억지로 후보를 내보낸 용산에 대해 강서주민들이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자기 발등을 크게 찍었다”라며 “굳이 선거를 키워서 책임을 다 지고 한 것인데 이번 선거 결과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변화, 전환을 촉구하는 국민의 경고라는 생각”이라고 거듭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보궐선거 패배의 1등 공신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인 것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이)김행 후보자 (지명을)철회하느냐, 아니면 (임명을)강행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며 “그리고 용산의 책임, 용산의 반성이 필요한데 김태우 후보를 내세웠다는 것부터 문제였고 그게 사실상 용산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었기 때문에 그 책임, 반성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개편이라든지 (윤 대통령이)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라면 다 바꾼다. 정권 20개월 동안 밑천이 드러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선거 이후 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이번 강서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에 대한 가늠자, 전초전이라고 볼 수 있다. 분명하게 하나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이겼다고 정규시즌에 이기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6개월 동안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지금부터 6개월을 어떻게 하느냐, 핵심은 정책과 사람으로서 유능함을 어떻게 보여주는가에 있다”며 “민주당은 특히 선거에서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 되고 겸손해야 한다. 국민이 민주당이 예뻐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가 싫어서 이런 경고를 던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승리했을 때 오히려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측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구상찬 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지역선거가 아닌 여야 구도의 선거로 가서 우리가 대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 전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선거는 지역선거였고 전국 지자체 226개 중 하나였었는데 양당이 사활을 걸고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막대한 인원과 거당적 지원을 하다보니 양당이 총력전을 펼치면서 판이 커져버렸다”라면서 “그러다보니 구청장 선거, 김태우나 진교훈 싸움이 아니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싸움으로 변해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리고 언론에서 내년 총선의 전초전, 바로미터 등 판을 더 키워버리는 바람에 결국 대통령 선거판이 돼 버렸는데 이건 양당이 다 반성해야 한다”며 “강서지역은 민주당 강세지역이고 갑을병 3개 국회의원 지역구가 있는데 모두 민주당 출신이 국회의원을 차지하고 있다. 구청장도 16년간 민주당이 했다. 강서구민의 선택도 예전처럼 우리에게 불리한 여야 구도 선거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그리고 이번 주민들의 투표는 분노 투표였다”며 “사면복권으로 보궐선거를 만든 당사자가 다시 나왔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큰 요인이었다. 자칫 정권의 오만함으로 국민들에게 비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정의롭지 못한 판결 때문에 다시 한 번 (김태우 후보에게)기회를 줘 보자는 심경이었는데 이게 유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해서, 솔직히 말해서 정무적 판단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는데 아니라고 얘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 패배 이후 당 지도부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김기현 지도부가 바로 총선 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제 개인 생각으로는 지금 지도부를 바꾸려면 전당대회를 다시 해야 하고 비대위로 가려면 또 비대위원장을 뽑아야 하는데 또 상처가 안 나는 법이 없다. 그래서 현 지도부가 수모를 받으면서도 잘 견뎌내고 잘 수습해 나가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