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아동학대와 같은 관계성범죄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알고 지내거나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피해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특히, 가정폭력은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피해자가 가해자의 보복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숨기거나, 가해자가 경찰의 현장 확인을 방해해 정확한 상황 파악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의 신속한 현장 대응은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경찰관은 관계성범죄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면 피해 여부와 위험 정도를 확인하고, 관계인 진술과 현장 상황 등을 종합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출입을 거부하거나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발생하면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위험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가정 내부나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있는 장소에서는 외부에서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장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피해자가 위험에 계속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6년에는 가정폭력과 스토킹 관련 법률의 현장조사 방해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2026년 7월 8일부터, 「스토킹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같은 해 8월 13일부터 개정 규정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가정폭력의 경우 법률에서 정한 가정폭력 행위자가, 스토킹의 경우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사법경찰관리의 현장조사를 거부하는 등 업무 수행을 방해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아동학대 역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법률에 따른 현장조사를 거부한 사람에 대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범죄 유형에 따라 조사 주체와 방해행위의 적용 범위, 제재 방식에 차이가 있으므로 현장에서는 각 법률의 요건을 정확하게 알아두어야 한다.
물론 경찰의 현장 출입과 조사는 법률에 근거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까지 무조건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률에 근거한 현장조사를 단순한 불편이나 사적인 문제라는 이유로 방해하는 행위는 피해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보호할 기회를 놓치게 할 수 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현장에서 위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관계인의 협조가 필요한 이유다.
관계성범죄 대응의 핵심은 신고를 접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피해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데 있다. 경찰의 적법한 현장 대응과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함께할 때 피해자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