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이 대표 거취 늦여름, 초가을 쯤에 판단할 수밖에 없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와 당 내홍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룰 논의 등으로 활로를 찾는 모습이지만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내 반발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지금까지 선배 대표들은 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는 선당후사하는 정치로 다 자신을 먼저 버렸다"며 "대선에 패배한 책임을 지고 송영길 대표는 물러났고, 문재인 대표는 당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하니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조 의원은 "당 지도부는 자신들이 이끌어왔던 결과가 지금 이 상태라고 하면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이 같이 직격했다.
이어 "(이 대표 관련) 사법 리스크가 지금 줄줄이 대기해 있고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모른다"며 "(2차)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불구속기소가 될 것이 거의 명백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불구속 재판이 2~3년 계속되고 유동규, 김성태가 (관련 증언으로) 어깃장을 놓는 모습이 사회부 기사로 나가게 될 땐 우리 민주당 지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하고 여권이 원하는 민주당 전체의 피의자화, 범죄집단화에 일조할 것은 틀림없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 대표 거취를 언급했다.
고 최고위원은 “(현재 당내에서는) 이 대표를 지키자는 의견과 이 대표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며 “거취는 늦여름, 초가을 정도에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전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고 의원은 “지금은 총선 시기가 많이 남아있고 변수가 많아 지금 예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퇴 여부 등 이 대표 거취에 대해서도 “이것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라 결국은 판단의 영역”이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주류 친명 내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재명 체제 고수가 여론을 악화해 내년 총선, 나아가 2027년 대선 패배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탓이다.
친명계 내부에서도 고 의원과 비슷한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익명을 요구한 친명계 모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대화에서 ‘이 대표 진퇴, 어떻게 예상하나’라는 질문에 “질서 있는 퇴장을 할 것으로 본다”며 “당이 소프트랜딩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재판이 많아지는 연말쯤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 대표와 논의됐나’라는 질문에 “논의된 바 없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될 것이다. 이재명을 내가 제일 잘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가 공당을 자신으로 인한 논란 속에 오래 놔둘 수는 없다. 적어도 대권 꿈을 꾸는 지도자라면 그렇게 못한다”고 지도자의 처신을 요구했다.
한편 그동안 자신을 향한 거취 표명 요구에 침묵으로 대응하던 이 대표가 이날 오후 당원들과 소통하는 유튜브 생중계를 예고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방송을 알리는 포스터에는 ‘아프다 많이 아프다’ ‘좌표, 색출’ ‘청원에 대한 입장’ 등 내용이 적혀 있어 개딸들의, ‘좌표 찍기’나 이낙연 전 대표 등을 겨냥한 제명요구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간대에 민주당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길'이 이날 오후 ‘대선 1년 평가와 교훈’을 주제로 한 토론회도 열린다.
이와 함께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15일 당 대표와 간담회를 예고했고 친문 성향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도 당 내홍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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