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강수 구청장이 쓰레기 소각장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에 전하는 마지막 정책제안에 대헤 설명하고 있다. (사진=마포구청 제공)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강수)가 지난 24일 '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추가 설치에 대한 구의 마지막 정책 제안을 서울시에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2년 8월 서울시가 1000톤 규모의 신규 소각장 입지 후보지를 지역내 상암동으로 발표한 이후 구의 여섯 번째 기자회견이다.

이날 기자회견장 앞쪽에는 구민과 구 소재 직장인 등 총 5만7000여명이 작성한 소각장 반대 서명부도 준비됐다.

구는 서울시의 소각장 결정 고시 이후 시에 소각장 추가 설치 과정의 부당성과 구민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토양오염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전처리 및 재활용시설 확대, 현재 자원회수시설 개선 방안과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를 통한 쓰레기 처리 노력을 거듭 요구해왔다.

구의 대안 제시와 구민의 강경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지난 1년 5개월간 진정성 있는 의견수렴이나 검증 절차 없이 불통(不通) 행정으로만 일관한 것에 구는 유감을 표했다.

박강수 구청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마포구는 서울시의 쓰레기장이 아니며 마포구민만의 반복된 희생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폐기물처리 관련 기피 시설이 1개소도 없는 서울시 자치구가 15개나 되는데, 이미 750톤 규모 소각장과 열병합 발전소 등 다수의 기피 시설이 있는 마포구가 소각장 추가 설치지역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서울시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근본적이면서 확실한 쓰레기 처리 대안도 서울시에 제시했다.

박 구청장은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는 2026년, 환경부 자료를 분석하면 일 평균 744톤의 소각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는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4개 소각장의 시설개선을 통해 충분히 처리 가능한 양"이라고 강조했다.

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마포, 강남, 양천, 노원 소각장의 시설 가동률은 79.82%로 하루 평균 2275톤 소각에 그치고 있다. 서울시는 가동률이 낮은 이유가 최근 쓰레기 성상의 변화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지금의 쓰레기 성상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면 4개의 소각장에서 하루 575톤의 추가 소각이 가능해진다.

결국 오는 2026년 서울시가 소각해야 할 쓰레기는 169톤에 불과한데도 이를 위해 1조2800억원을 들여 1000톤의 소각장을 추가 건립한다는 것은 심각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박 구청장은 "169톤은 938만 서울시민이 쓰레기를 각자 하루에 18그램씩만 줄여도 되는 양”이라며 “하물며 철저한 분리배출, 커피박(커피 찌꺼기) 재활용, 종량제 봉투 음식물 쓰레기 혼입 금지, 사업장 생활계 폐기물 자가 처리 등의 확실한 감량 정책을 추진하면 충분히 해결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향후 구는 유가 보상으로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소각제로가게' 확대와 커피박 재활용 사업, 쓰레기 혼합 배출 단속 등을 통해 구 쓰레기 환경 정책의 실증적 효과를 계속해서 입증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37만 마포구민과 마포구 공직자의 간곡한 외침에 심사숙고해 이제라도 소각장 추가 건립 철회라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라고 강력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