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보선 참패한 정의당 갈등 점입가경

    정당/국회 / 전용혁 기자 / 2023-10-26 14: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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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파 장혜영·류호정·조성주 징계 추진에 소수파 반발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정의당 당내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장혜영, 류호정 의원이 잇따라 당 지도부 책임론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두 의원이 해당 행위를 했다며 출당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6일 "정의당과 녹색당은 선거 연합정당을 추진해 총선에 대응하고자 한다"고 했지만, 탄력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지난 일요일 녹색당 전국위원회는 정의당과의 선거 연합정당 추진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과 녹색당의 단순합(合)을 넘어 기후정치를 바라는 모든 세력을 정치적으로 모아내는 첫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정의당과 녹색당의 연합정당 실험은 총선 이후 의회 내의 공동협력 기구와 두 당간의 수준 높은 연대연합으로 지속돼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혁신 재창당 추진 기구로서 역할 했던 신당 추진단을 신당 추진위원회로 격상할 것"이라며 "녹색 진영뿐만 아니라 정의당이 해결하고자 하는 기후 위기, 불평등, 지역소멸의 과제에 함께하는 제(諸) 세력과 보다 폭넓은 접촉을 통해 지금껏 대한민국 정치가 외면했던 절박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정의당이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대 득표율을 받아들고 충격에 빠진 정의당이 내홍에 휩싸여 있다. 정의당은 보궐선거 이전부터 당의 진로를 놓고 현 지도부와 당내 다수파는 '자강론'을, 조성주·장혜영 등 차세대 정치인을 중심으로 한 소수파는 '제3지대 재창당'을 주장하며 대립해왔다. 이런 가운데 다수파 일각에서 장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당사자인 장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당 내부 문제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전날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어제(24일) 정의당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나온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며 "참패한 강서구 보궐선거 평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의당 재창당' 등 저와 류호정 의원의 언행이 해당(害黨)행위이므로 징계하고 출당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여러 사람의 입에서 공공연히 나왔고, 그 자리에 있던 지도부 누구도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류 의원을 징계하고 출당시키고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신 분들께 말씀드린다. 정의당에 대한 저의 어떤 언행이 해당행위인지 밝히고 지체없이 저를 당기위에 제소하고 징계절차를 밟으시라"며 "이정미 지도부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방치하고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당에 대한 저의 언행이 해당행위라면 해당행위로 징계하고 그게 아니라면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단호히 제지하라"고 요구했다.


    장 의원은 "강서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도 '가결표 색출 말고 단합하자'는 말을 하고, 국민의힘도 혁신위원장을 뽑아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고 한다. (그런데) 매일같이 그 양당을 비판하는 정의당은 대선 패배 책임은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묻고, 보궐선거 패배 책임은 두 청년 의원들에게 묻는다.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류호정 의원도 뒤를 이어 "이정미 지도부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내놓은 유일한 수습책은 녹색당과의 통합"이라며 "정의당의 일방적 구애에 녹색당이 답했다"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녹색당은 새로 당을 만들지 않고 정의당에 들어가지도 않는데 '선거연합정당'에서 후보를 내고 총선을 치른 뒤 녹색당으로 복귀하겠다고 한다"며 "정의당은 위성정당 방지법을 국회에 제출한 정당이다. 완벽한 자기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하자"며 "금태섭이든 양향자든, 양당 정치를 깨겠다는 제3지대 신당 창당 그룹 모두와 대화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장·류 의원과 조성주 전 정책위의장은 '세번째 권력'이라는 당내 정치그룹을 만들어 활동하며 내년 총선 이전까지 기존 당 구조를 해소하고 제3지대 제 정파와의 연합을 통한 신당으로 재창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역시 소수파에 속하는 박원석·배복주·오현주 등이 중심인 '대안신당 모임' 역시 이들과는 다소 결이 다르지만 역시 이정미 지도부 사퇴와 제3지대 재창당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옛 NL계인 인천연합·함께서울과 PD그룹인 전환 등 당내 다수파는 녹색당, 민주노총 등과의 연계를 통한 '진보진영 내 소통합' 또는 자강론을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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